동남아 3대 법인에 5억달러 수혈하고 폴란드 지점 앞세워 '방산 수출' 조력2030년 글로벌 사업 순익 비중 25%
우리은행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본점에서 윤석모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모 부행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두루 진출한 것은 물론, 지역별 특성에 맞춰 기업금융과 리테일 전략을 조화롭게 추진하는 게 우리은행의 강점"이라며 "동남아 3대 법인을 집중적으로 성장시키고 CIB(기업투자금융)와 연계해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은행 글로벌 부문은 전세계 24개국에 걸쳐 466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엔 은행 당기순이익의 15%에 해당하는 3억4000만달러(약 4600억원) 순익을 거둬들였다. 이 가운데 이들 인프라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실적 기여도를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번 전략의 골자다.
우리은행 글로벌 성장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진출 국가 현황에 맞춰 자체적으로 성장을 도모하거나 진출 후 현지 금융회사를 합병하는 식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소규모법인 인수(M&A) 등 소액투자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한 뒤 금융사를 추가로 사들여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현지 리딩뱅크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윤석모 부행장은 "동남아 시장에서 이 같은 성장전략이 적중했다"면서 "동남아 3대 법인은 지난 3년간 순이익을 연평균 32%씩 끌어올렸고, 그 결과 글로벌 전체 순이익 중 이들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35%에서 2022년 43%까지 뛰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윤 부행장은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을 글로벌 사업의 성장 사례로 꼽았다. 1992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기업금융 위주로 영업을 하던 우리은행 현지법인은 2014년 리테일에 강점을 지닌 소다라은행을 합병해 우리소다라은행으로 재출범한 바 있다. 이후 현지화 작업을 통해 자산과 순이익을 각 2배와 4배씩 늘리고 지점 160개를 갖춘 20위권 중형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윤 부행장은 "기업금융으로 기반을 갖춘 뒤 개인 연금대출에 강점을 보유한 현지 리테일 은행을 인수한 게 성공의 비결"이라며 "2대 주주 메드코그룹도 은행이 성장하도록 조력했다"고 언급했다.
즉, 우리은행은 우리소다라은행을 본궤도에 안착시킨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성공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에 투자를 이어간다. 내년 상반기 중 이들 법인에 대한 증자도 검토 중이다. 그 규모는 법인별 1억~2억달러씩 총 5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익이 많은 곳에 더 많이 투자하는 효율적 자본배분전략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폴란드 카토비체에 위치한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해 국내 기업의 무기 수출 확대에 따른 현지 금융 수요에 부응할 계획이다. 폴란드사무소가 지점으로 승격되면 우리은행은 폴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등급과 여신한도를 높게 평가받으면서 한국 기업을 보다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다.
카토비체는 폴란드 남서부의 공업도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삼성잔자, LG전자 등 우리기업이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것은 물론 체코, 슬로바키아,헝가리, 독일, 우크라이나 등과 인접해 산업 중심지로 평가받는다.
윤 부행장은 "지난 8월과 9월 연이은 출장에서 폴란드 금융감독당국(KNF)이 지점 승격에 대해 우호적임을 확인했다"면서 "현지 법무·회계법인과 지점 승격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바레인·두바이 지점을 통해서도 '네옴시티' 등 중동 특수를 노리는 기업을 조력하기로 했다.
동시에 우리은행은 리스크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리스크관리 ▲여신지원 ▲자금시장 ▲정보보호 ▲검사 ▲준법감시 등 본부가 국외점포를 통합 관리하는 매트릭스 구조를 갖추는 한편, 24시간 부실징후 대출 전수점검 제도도 가동하고 있다.
이밖에 우리은행과 별도로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도 해외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우리카드는 내년 중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신규 진출할 가능성이 크고, 우리금융캐피탈은 인도 진출을 검토 중이다.
윤 부행장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목표로 한 시점엔 글로벌 부문의 순익 비중이 17~18%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부족한 8%는 추가 인수합병으로 채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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