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내년 중 출자 예정···총출자 규모 1523억원으로 늘어통합법인 출범 이후 적자 지속···5년간 누적 적자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롯데GFR에 500억원을 출자한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롯데쇼핑의 롯데GFR에 대한 총출자 규모는 1523억5900만원으로 늘었다.
롯데GFR은 롯데쇼핑이 지난 2010년 인수한 패션 회사 엔씨에프(NCF)와 롯데백화점 패션 사업 부문인 글로벌패션(GF)이 통합돼 2018년 6월 출범한 패션 전문회사다. 롯데쇼핑이 롯데GFR 지분 99.9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GFR의 매출액은 1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94억원을 내 전년보다 71억원가량 늘었다. 외형은 성장했으나 적자는 오히려 늘어 '내실 없는 성장'에 그친 셈이다.
롯데GFR의 실적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롯데쇼핑 패션 자회사 NCF와 롯데백화점 패션사업 GF(글로벌패션)부문 통합으로 설립된 2018년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해 온 탓이다. 롯데GFR은 출범 첫해 10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이어 ▲2019년 102억원 ▲2020년 62억원 ▲2021년 123억원 ▲2022년 1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585억원에 달한다.
롯데GFR의 수익성 악화는 롯데쇼핑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롯데GFR 보유주식자산에 대해 71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롯데GFR의 장부가액은 2021년 533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3375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3712억원을 냈는데 롯데GFR에서 발생한 손상차손이 상당 수준 영향을 미친 것이다.
현재 롯데쇼핑의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 별도 기준 순손실은 1조원이 넘었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누적 순손실은 1조2113억원에 달한다.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1년 2조3988억원에서 지난해 1조8008억원으로 줄었고 순차입금 비율은 2021년 47.74%에서 지난해 60.33%로 뛰었다.
이에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보유 부동산까지 매각하기로 하며 자산 유동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 관련 자산 매각 대상은 ▲분당 물류센터 ▲안산 공장 ▲부산 광복점 외부 주차장을 포함한 8곳이며 마트·슈퍼 매각 대상은 ▲롯데마트 고양 중산점 ▲양주점 ▲권선점 옥외주차장 등 모두 10곳이다.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롯데쇼핑은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롯데GFR의 부진은 롯데쇼핑에도 지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측이 이번 출자 목적에 대해 "롯데GFR의 재무구조 개선 및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설계를 통한 경영 정상화 도모"라고 설명한 만큼 롯데GFR은 실적 개선을 위해 '새판 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GFR은 그룹 연말 정기인사 전 대표이사까지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 9월 이재옥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신민욱 전 프라다코리아 리테일디렉터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 것이다. 이 전 대표이사는 유통군HQ(헤드쿼터) 유통엠디혁신TF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는 롯데GFR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신(新)명품이나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포트폴리오는 사계절 내내 꾸준히 팔리는 '메가 브랜드'가 부재하고 롯데GFR이라는 정체성도 잘 드러내지 않을뿐더러 '트렌디함'에서도 밀린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GFR은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약하고 업계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며 "캐나다구스나 겐조 같은 브랜드가 있긴 하지만 회사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신명품이나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