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삼성SDI, 배터리 핵심광물 니켈 공급망 강화전기차 판매량 1670만대 전망···2년 전 대비 3분의 1 단기 수요 위축에도···"원자재 수급에 따라 가격 안정"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전날 인도네시아 AKP 광산 지분 60%를 1330억원에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LX인터내셔널은 이사회를 열고 AKP 광산 인수를 확정한 이후 이달 5일에는 AKP 광산 지분 취득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PT. Energy Battery Indonesia에 1354억원을 출자했다.
AKP 광산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모로왈리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광산이다. 면적은 여의도 대비 7배 규모의 2000㏊(헥타르)이며 원광 기준 매장량은 5140만톤(t), 검증된 가채광량은 3600만t 규모다. 이는 전기차 700만대 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니켈은 배터리 핵심 소재로 니켈 함량이 많아지면 용량과 출력이 높아져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니켈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가 집계한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니켈 매장량은 2100만톤, 2022년 기준 생산량은 160만톤 규모로 이는 전 세계 1위에 해당한다. 니켈을 안정적으로 수급 하기 위해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SK온·에코프로 등이 현지에서 생산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삼성SDI도 최근 캐나다니켈에 1850만달러(약 245억원)를 투자했다. 캐나다니켈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니켈 광산을 개발하는 '크로퍼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번 투자로 삼성SDI는 회사 지분 8.7%를 확보했다. 이로써 삼성SDI는 크로퍼드 프로젝트의 니켈 생산량 10%를 확보하고 상호 합의에 따라 향후 15년간 니켈 확보량을 20% 늘릴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양극재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이고 현재 당사는 자회사를 통해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며 "배터리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지분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도 인도네시아와 호주, 브라질, 러시아 등과 함께 니켈 매장량이 높은 주요 국가 중 하나이며 2021년 기준 약 200만톤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한풀 꺾인 전기차 시장 성장률과 반대되는 행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지난해 글로벌 EV 판매량이 1400만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이보다 19% 증가한 167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60% 이상 늘어난 2022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은 올해 EV 수요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NEF는 "중국의 판매량은 시장 포화와 어려운 경제 상황 등으로 작년보다 18% 증가한 970만대에 그칠 것"이라며 "유럽은 프랑스와 독일 등의 보조금 정책 변화로, 미국은 보조금이 있으나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의 (IRA 기준 충족) 노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작년 말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성비가 좋아지면서 전기차가 주춤하자 배터리 공급도 수급 조정에 들어갔는데 10년 이후 배터리 공급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아야 가격도 안정화가 되는 만큼 장기적인 측면에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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