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 롱리스트' 최종 18명···이달 말 파이널리스트 확정소유 분산 기업 수난사···최정우 회장 연임 포기에도 반복국민연금 연임 반대 압박, 후추위 전원 입건 등 변수많아
최근 포스코그룹이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두고 잡음이 생기면서 KT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두 회사는 소유 분산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포스포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17일 '내외부 롱리스트' 18명을 최종 확정했다.
확정된 후보자들에 대해 외부인사 5인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자문단' 평가결과를 반영해 오는 24일 제 7차 회의에서 '숏리스트'를 결정하고, 이어 1월 말까지 심층면접대상자인 '파이널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후추위 소속 사외이사 '배임 혐의' 무더기 입건···신뢰도 흔들
앞서 지난달 19일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를 열고 ▲현직 회장에 대한 연임 우선 심사제 폐지 ▲회장후보인선자문단 도입 ▲회장 후보군 자격요건 구체화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 신설(가칭) 등 네 가지 항목이 담긴 '포스코형 신(新)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그동안 지적받아 온 '셀프 연임' 논란을 차단하고, CEO 인선 절차를 대폭 손보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상황이 뒤바뀌었다. 회장 선출 작업을 총괄하는 후보추천위원회 인사들이 배임 혐의로 무더기 입건되면서 신뢰성이 흔들렸고 차기 회장 선출을 둘러싼 혼란은 그 어느 때보다 가열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16명은 작년 8월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열고 6억8000만원가량 비용을 불법적으로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여기에는 후보추천회 위원 7명 전원이 수사 대상에 오르며 후보추천위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가 됐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공정성을 강조해 온 후보추천위원회 소속 사외이사들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조기 해산 가능성까지 제기됐으나,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후보자 롱리스트 확정을 강행했다.
특히 입건된 사내이사 중에는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 부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등 차기 회장 내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도 포함됐다.
이들 내부 후보자는 후보추천위원회의 인선 절차를 통해 최종 후보에 오르더라도 낙마할 리스크를 시작 단계부터 안게 된 셈이다.
후보자추천위원회는 해외 이사회 논란과 관련해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고,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막중한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 우리 후추위의 최우선 책임임을 인식하고, 회사와 주주를 위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더욱 신중하고 공정하게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KT 전철 밟는 포스코···백지화 가능성 커져
다만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같은 소유 분산 기업인 KT 사태만 보더라도 향후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회장 선임 절차가 추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22년 구현모 전 KT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 당시 국민연금은 '절차적 투명성'을 문제 삼아 반대하더니 검찰은 돌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이사회가 원점에서 다시 재공모 절차를 밟아 윤경림 당시 KT 사장을 후보로 올렸지만, 국민연금은 또다시 반대한 바 있다.
결국 KT가 최대 주주의 추천을 받은 새로운 이사진을 꾸린 이후에야 국민연금은 현재 대표인 김영섭 후보자에 찬성했다.
앞선 KT의 사례는 현재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 일련의 논란들과 닮아있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자 3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정우 회장이 후보군에서 제외되는가 하면 시기적절하게 해외 이사회 의혹이 제기된 점이 공교롭게 일치한다.
수사 발표 시점을 놓고 외압이 작용한 것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최 회장 측근으로 지목되는 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과 내부 후보자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으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외압 의혹은 더 짙어진다.
포스코홀딩스가 앞선 KT의 전철이 밟게 될 경우 후보추천위원회가 '정면돌파'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강행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혀 CEO 선출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후보자 추천위원회도 이를 의식한 듯 "포스코그룹의 새 회장 선출을 위한 엄정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후보추천위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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