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컴퍼니·서울옥션블루·투게더아트 등 '완판' 실패초기 시장의 불확실성·정책 리스크 등 발목 잡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청약을 진행한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세 곳 모두 청약 '완판'에 실패했다. 해당 청약들은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이 개정한 심사 제도에 따라 처음으로 정식 발행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에 따라 진행됐다.
지난달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성공하며 첫 청약 주자로 나섰던 열매컴퍼니는 청약 신청 물량이 모집물량인 1만2320주를 한참 넘어서는 7만주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납입 물량은 9054주에 그치며 모집 물량에 미달했다.
이에 '묻지마 청약'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가상계좌로 청약을 진행하면서 증거금을 받지 않은 것이 허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거금을 받은 다른 두 업체도 역시 '완판'에 실패하며 초기 시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이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투자계약증권 상품에 대한 선례가 없어 수익성이나 투자자 보호 수단 등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불확실성이 높아 높은 관심도에 비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서울옥션블루의 경우 가상 계좌를 사용하더라도 청약증거금을 100% 납입하도록 했다.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결과 청약 모집률은 87%를 기록했다. 기초자산은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으로 모집 총액은 7억원이다.
뒤이어 투게더아트는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결과 청약률이 95%를 기록해 앞선 두 개 청약보다 높았지만 완판에는 실패했다. 기초자산은 쿠사마 야요이의 2002년작 '호박'으로 총 모집 규모는 11억8200만원이다.
청약 모집에 실패한 지분은 각 회사들이 매입한다.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는 선배정물량 10%에 더해 각각 3266주(27%), 1615주(23%), 1675주(14%)를 보유하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이 발행 단계까지 제도권에 안착하긴 했으나 아직 유통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다는 면에서 환금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며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관련 법이 국회에서 계류하는 등 정책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에서 발행사들이 시장 친화적인 가격과 방식으로 청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해당 관계자는 "청약을 진행한 결과 고액 자산가들이 투자 한도를 채워 청약을 신청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투자계약증권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관심이 높고 처음 진행하는 청약인 만큼 투자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청약을 진행하는 데에 중점을 둬 증거금을 받지 않았다"며 "2000명 정도의 많은 투자자가 청약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실권주 물량도 예상했던 범위 내이기 때문에 자금 면에서 부담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상품의 규모나 성격을 고려해 적절한 청약 방식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300~500억원대 청약의 경우 실권이 발생하면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예치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sohyu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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