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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바이오 발목 잡힌 CJ제일제당, '알짜' FNT에도 역부족

유통·바이오 식음료

바이오 발목 잡힌 CJ제일제당, '알짜' FNT에도 역부족

등록 2024.02.18 08:0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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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사업, 작년 영업익 전년비 89% 급감신설된 FNT 사업, 작년 첫 실적 영업이익률 28.1%세계 축산업 부진해 실적 악화···실질적인 회복 장기전

바이오 발목 잡힌 CJ제일제당, '알짜' FNT에도 역부족 기사의 사진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바이오 사업부문 전반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신설한 FNT(Food&Nutrition Tech) 사업은 '알짜' 성과를 냈다.

올해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업황이 부진해 실적이 고꾸라졌는데, FNT는 전년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이며 선방한 모습이다. 다만 전체 바이오 사업의 실적 개선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바이오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급감했다. 매출은 28.2% 감소한 3조4862억원을 기록했다.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오르고, 지난해 10월 매각이 결정된 셀렉타가 부진해 실적이 하락했다.

조미소재와 미래식품 소재 등에 주력하는 FNT 사업부문은 작년 매출 6481억원과 영업이익 1824억원을 냈다. 2022년 11월 신설된 FNT 사업부문의 전년도 실적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추정치를 계산한 결과 영업이익률은 2022년 26.7%에서 2023년 28.1%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작년부터 FNT 사업을 바이오 사업과 분리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FNT 사업은 ▲미래 식품소재 ▲영양 솔루션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등 분야를 다룬다.

주요 제품은 핵산과 같은 식품 조미료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다. FNT 등 바이오 사업은 시장 자체가 해외 비중이 높아 매출의 9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CJ제일제당이 FNT 사업부문을 신설한 건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서다. 특히 건강 지향 식품소재가 세계적인 식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관련 시장은 2022년 692조원에서 2025년 869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CJ제일제당은 건강기능식품 소재와 식물성 소재의 단백, 배양 단백 등 차세대 원료소재를 개발하고 사업을 확대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우선 프리미엄 식품 소재 브랜드 '엔리치(Nrich)'를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발효소재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를 출시 2년 만에 연매출 500억원 제품으로 키워낸 바 있다. 이후 ▲플레이버엔리치(FlavorNrich) ▲웰엔리치(WellNrich) ▲액티브엔리치(ActiveNrich) 등 제품을 출시하고 일본·유럽 등에서 전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또 영양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솔루션'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영양을 강화한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 기능성 영양소 시장은 2025년 61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R&D 기반 원료 개발 등 관련 기술을 토대로 해당 사업을 사업부문 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대체 단백과 배양 단백 사업은 원료 개발에 힘쓰는 단계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콩 고기 등 식물성 단백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개념 대체 단백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조미 소재를 활용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향을 내는 제품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FNT 사업부문 신설 당시 목표 매출은 오는 2025년 2조원 달성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원료 경쟁력을 강화하고 R&D 고도화 및 전략적 투자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바이오·FNT)은 사료첨가제에 쓰이는 아미노산(트립토판·라이신 등)이 주력이기 때문에 FNT 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하진 못 했다.

바이오 사업의 업황은 글로벌 환경적인 요소가 큰데, 특히 세계 축산업의 업황에 영향을 받는다. 한때 실적 성장을 주도했던 바이오 사업은 세계 돼지고기 시장이 부진하면서 작년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핵심 소재인 라이신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돼지고기 생산·소비량이 감소한 탓이다. 라이신은 사료에 첨가해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필수 소재인데, 주로 중국에 수출된다. 현지 돼지고기 소비량이 줄면서 이 같은 아미노산 판매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설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도 돼지고기 판매량이 명절 평균 대비 3분의 1 가량 줄었다.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떨어졌지만 소비 위축으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 했다.

일각에서는 라이신 업황이 저점을 지났다고 본다. 중국 업체의 라이신 저가 공세가 마무리 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다만 라이신 사업은 장기 계약으로 이뤄지는 데다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가 지속되면 실질적인 업황 회복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고수익 제품(트립토판, 스페셜티 AA) 중심 운영으로 실적을 안정화하고,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신규 지역을 넓혀 수요를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부문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품목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강화하고, FNT 사업부문은 조미소재·글로벌 뉴트리션 소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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