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 56조4000억원5.9% 평가손실 예상···금융시스템 영향은 제한적"특정 펀드 손실로 금감원 민원···조사 통해 확인"
금융감독원은 22일 '2023년 9월 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을 발표하고 9월 말 기준 대체투자 잔액은 56조4000억원이며 이 중 5.9% 정도가 평가손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3조5046억원 규모다.
2월 기준 현재 보고된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사업장은 총 28개, 투자 규모는 2조460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9월 이후 3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EOD 규모는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약 1조원가량이 증가했다.
김병칠 금감원 전략감독 부문 부원장보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며 담보인정비율(LTV) 조건에 문제가 발생해 EOD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업용 부동산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많이 나와 앞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조금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EOD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며 향후 투자자 간 대출 조건 조정, 만기 연장, 대주 변경 등을 통해 EOD 해소가 가능하며 자산 매각 시에도 배분 순위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가격 급락 영향이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대비 올해 1월 19.2% 하락했으며 유럽의 경우 같은 기간 21.5% 떨어졌다.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 고점과 올해 1월 가격지수를 비교하면 미국과 유럽 모두 각각 24.2% 빠진 상태다.
김 부원장보는 "재택근무가 보편화됨에 따라 부동산 경기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으나 재택근무에 따른 공실률은 현재 정점에 달했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라며 "부분적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비중도 꽤 늘고 있다. 북미 대비 가격 하락 조정이 더뎠던 유럽의 경우 향후 일정 부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나 향후 발생하는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업권별 EOD의 경우 공개되지 않았으나 금감원은 은행이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보험사와 증권사의 경우에도 특정 회사가 과도한 투자 손실로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업용 부동산이 추가로 상당폭 하락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본 결과 큰 위험성이 발생하는 금융사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를 근거로 국내 금융권의 손실 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확정되며 그에 따른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금감원은 향후 조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개인투자자 투자가 가능했던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21개이며 설정액은 2조3000억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로 조사됐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8개 펀드의 설정액은 9000억원 규모다.
8건 중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 2호는 배당이 유보됐으며 미래에셋맵스미국9-2호와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는 자산 매각이 결정됐다. 이익배당이 유보되거나 자산매각의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밀라노1호는 만기가 3년 연장됐고 하나대체투자나사1호는 오는 29일 수익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부원장보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해 "특정 펀드에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민원이 일부 금감원에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손실 발생 가능성, 펀드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한 공시 여부 등을 통해 해당 건에 대해 조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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