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대결로 얼라인 측 김기석·이희승 사외이사 선임이사회 정원 11명 중 2명 얼라인 측 인사로 채워금융권 "단물 빼먹기로 향후 건전성 훼손 우려돼"
JB금융지주는 28일 오전 10시30분 전북 전주시 JB금융지주 본점 3층 강당에서 제1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비상임이사 증원 여부,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했다.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으며, 현금 배당은 주당 735원으로 결정됐다.
비상임이사 증원의 건은 현원 1인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사 선임의 건은 김지섭 비상임이사 사외이사와 김우진 이사가 재선임 됐고 김기석, 이명상, 이희승 사외이사 후보가 신규 선임됐다.
신규 선임된 이회승·김기석 사외이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JB금융 측과 기싸움을 벌인 얼라인 측 인사다. 얼라인은 주총 표 대결에서 김 이사와 이 이사가 각각 득표 1,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기석 사외이사의 경우 국내 금융지주 사상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로 선임된 첫 사례다. 이희승 사외이사의 경우 JB금융이 얼라인 측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사외이사 후보에 포함시켰다.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었던 것은 집중투표제도 덕분이다. 집중투표제는 의결권을 주당 한개만 주는게 아니라 이사의 수만큼 줘서, 자기가 원하는 후보한테 표를 몰아주는 제도다.
이에 대해 JB금융 측은 "2호, 4호는 회사 안대로 처리됐고 3호는 집중투표제인 만큼 회사는 7명 중 5명을 얼라인은 2명에게 집중하다보니 예상된 결과로 해석된다"며 "선방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단 업계에서는 행동주의펀드의 이사회 진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은 얼라인 측이 지분 보유에 그쳤으나 이사회에 2명이 진입하며 이사회 내에서 약 18.2%의 영향력을 가져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얼라인 측은 이사회 운영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앞으로 자신들의 뜻대로 이사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힘쓸 가능성이 높다"면서 "업계에서 봤을 때 향후 행동주의 펀드의 단물 빼먹기로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JB금융지주가 공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금융지주인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행동주의 펀드의 최종 목표는 엑시트인 만큼 금융사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기여할 것인지 근원적인 의구심이 든다고도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가 단기순이익이 높을 경우 행동주의 펀드는 배당이 적다는 식의 항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결국 금융사의 중장기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는 단순히 배당을 많이 하는 조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얼라인이 얼마나 회사 성장에 기여하는 주주가 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행동주의 펀드는 투자를 했으면 결과를 내야 하는 조직인 만큼 단기간에 기업을 접수해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에 해외에서도 은행 주주로 펀드들이 들어와 영업에 문제를 일으킨 경우들이 꽤 있다"면서 "공공적인 성격의 은행의 경우 이런 부분을 고려해 지분투자에 제한을 두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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