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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약바이오에 대두되는 '책임경영'

오피니언 기자수첩

제약바이오에 대두되는 '책임경영'

등록 2024.04.24 17:56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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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위기 상황에서는 그룹 총수가 나서야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장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신약 개발 붐이 맞물리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오너십'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회사가 오너일가를 앞세워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오너경영은 장단점이 뚜렷해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회사 비전과 가치를 보다 명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오너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분야 경영일선에 뛰어든 오너일가의 행태를 보면 '진정성'만큼은 기대를 모으게 한다.

대표적인 예가 셀트리온이다. 서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그룹사 합병, 매출 확대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서 회장의 광폭 행보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이뤄냈고,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매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유럽 의약품 규제기관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신규 바이오시밀러만 스텔라라, 졸레어, 아일리아, 프롤리아, 악템라 등 5개에 달한다.

작년 10월에는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를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는 쾌거도 이뤄냈다. 유럽 등에서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렘시마SC'로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에선 신약으로 허가받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서 회장은 영업도 직접 뛰고 있다. 그는 밤낮으로 미국 전역을 돌면서 처방의들에게 '짐펜트라'를 알리고 판매 전략을 수립 중이다. 이에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는 물론 작년 7월 출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까지 미국 대형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 처방집 등재에 성공했다. PBM 등재는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 필수 관문으로 통한다.

서 회장이 내건 '올해 연 매출 3조5000억원' 달성 목표가 현실로 이뤄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책임경영은 업계의 귀감이 될 만하다.

반면 올 초 경영권 분쟁으로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에겐 책임 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 이번 분쟁으로 가족 간 불화, 상속세 문제, 한미그룹의 재무 상태 등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기업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특히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주주환원을 약속했고, 1조원 투자유치와 시총 50조원 진입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어 이를 지켜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주주들이 형제 측을 지지한 데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궁극적으로는 그룹을 지키는 쪽에 표를 던졌을 것이다. 특히 신약 개발은 주인의식이 중요하고 오랜 기간 투자도 필요한 부분이기에 보다 진정성이 느껴진 쪽에 힘이 실렸다고 볼 수 있다.

오너일가에게 남은 것은 진정한 '책임경영'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약 개발 기업에 R&D 성과보다 경영권 이슈에 관심이 더 쏠리는 것만큼 큰 악재는 없다. 오너로서 책임을 통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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