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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백신 있지만 남성은 취약···"HPV 국가지원 확대 돼야"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백신 있지만 남성은 취약···"HPV 국가지원 확대 돼야"

등록 2024.05.28 09:47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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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주요 원인으로 여성 예방접종에 집중전체 암 5% 원인이 HPV···NIP에 남성 포함 안돼"질병 부담 과소평가, 해외선 男 접종 권장"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남녀 동시 접종하는 것이 HPV로 인한 암과 질환 예방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이하 HPV) 감염에 의한 남성의 질병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적절한 국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7일 한국MSD가 가다실9 국내 출시 9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적으로 남성의 HPV 관련 암 및 질병은 증가 추세"라며 "하지만 HPV로 인한 남성의 질병 부담과 삶의 질 저하는 과소평가돼 왔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암의 5%는 HPV가 원인이다. 남녀 구분 없이 구인두암, 항문암, 질암 등 다양한 암을 유발하지만 국내에서는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여성의 예방접종만 강조돼 왔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자인 만 12세 여성 청소년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어 접종률이 50~60%에 달하는 반면, 남성은 수십만원의 접종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해 접종률이 떨어진다. 국내에서 쓸 수 있는 백신 종류는 서바릭스(2가), 가다실(4가/9가) 등이 있다.

이 교수는 "HPV가 남성 암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부재하고, 생식기 사마귀 등 HPV 질환으로 인한 삶의 질과 질병부담이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아 남성의 질병 부담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남성 HPV암인 구인두암의 정기적인 검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HPV에 의한 두경부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환자 대부분이 남성이다. 남성은 바이러스가 여성보다 오래 남아있기 때문에 HPV 감염에 취약하다. 구강 내 HPV 제거율을 보면 여성은 90%, 남성은 70%"라고 말했다.

그러며 "특히 남성 구인두암의 일종인 편도암 국내 환자 수는 2002년부터 2019년까지 3배 증가했다"며 "HPV는 성관계를 통해 성별에 상관없이 파트너에게 전파되기 때문에 남녀 동시 접종하는 것이 HPV로 인한 암과 질환 예방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MSD 제공한국MSD 제공

해외에서는 HPV 감염으로 인한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남성 접종을 장려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전세계 172개국이 NIP로 HPV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데, OECD 가입 38개국 중 33개국이 남성 대상 NIP를 도입하고 이 중 28개국은 HPV 9가 백신으로 예방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 보건 기구에서도 정책적으로 남녀 모두 접종을 목표로 한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호주는 남성 HPV 백신 접종률이 78%(2020년 기준)에 이르고, 영국은 만 9세에 1회 접종을 시작한 비율이 남녀 평균 60~70%(2022-2023년 기준)에 이른다.

유럽암기구(The European Cancer Organization)에서는 유럽의 모든 국가에서 남녀 청소년 모두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90%의 남녀 청소년의 HPV 백신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교수는 "OECD국가를 포함한 전세계 86개국은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 접종을 국가에서 지원한다"며 "적극적인 HPV 예방이 우리 미래 세대의 건강과 국가 보건 증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나라 사례를 통해 충분히 확인됐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를 비롯한 국내 학계는 남녀 동시 접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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