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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업가치 3조?···천문학적 재산분할 액수에 주목받는 SK실트론

산업 재계

기업가치 3조?···천문학적 재산분할 액수에 주목받는 SK실트론

등록 2024.06.02 06:0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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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기업 하이닉스·삼성·인텔 등 핵심기업과 친분 '반도체 불황' 속에도 안정적 실적 달성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 차원에서 천문학적 액수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들자 SK실트론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재원을 마련하려면 대출을 일으키거나 보유한 지분·부동산 등을 처분하는 수밖에 없는데, 최 회장이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는 이 회사의 주식으로 해법을 찾을 것으로 점쳐져서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들의 재산을 약 4조원으로 판단하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약 1조3800억원을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가 인정한 665억원에서 20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자금 확보 시나리오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그가 들고 있는 지분은 ▲SK㈜ 17.73% ▲SK실트론 29.4% ▲SK케미칼 우선주 3.21% ▲SK디스커버리 우선주 3.11% 등인데, 일부를 매각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재계에선 그 중 SK실트론 주식을 정리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SK㈜ 지분에 손을 댔다간 경영권을 위협받게 되니 관계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업황이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서 관련 분야로 돈이 몰리는 모양새라 이러한 흐름을 활용하면 더 수월하게 자금을 모으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 기업이다. 반도체 기판 역할을 하는 200mm, 300mm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데, 300mm(12인치) 사이즈의 웨이퍼에선 '글로벌 3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전력반도체에 쓰이는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제조에도 뛰어들었다.

특히 반도체 제조에 없어선 안 될 소재를 다루는 만큼 여러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연이 닿아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식구인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와 인텔, 마이크론, 대만 TSMC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SK실트론으로부터 제품을 받아간다는 전언이다. 이로 인해 이 회사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됐을 때도 흑자를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올 1분기엔 약 417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따라서 최 회장도 SK실리콘에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형식으로 거래를 시도한다면 고민을 덜어낼 수 있지 않겠냐는 게 외부의 시선이다. SK㈜가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상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SK실트론의 가치가 3조~4조원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변수는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변론이 종결되는 시점에 분할 대상 재산과 금액이 확정되기 때문에 아직까진 2심 재판부가 정한 액수를 지급할 의무가 없어서다. 즉,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엔 최 회장에게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선고 직후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상고를 예고했다. 당시 대리인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재판에 임했고 상대방의 거짓 주장에 일일이 반박 증거를 제출해 성실히 증명했다"면서 "그러나 재판부는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 놓은 듯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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