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양극화 현상···신사업·재무구조 따라 희비 엇갈려여천NCC·효성화학 회사채 미매각···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전방위적인 신용등급 하락 우려···"투자자금 회수 불확실성"
특히 장기간 실적 부진에 미래를 위한 투자도 잠시 숨고르기에 나선 상황에서 신규 사업마저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석유화학업계 내에 전반적인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석유화학업계가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신용등급별로 투심을 엇갈리고 있다.
신용등급 AA+급 최우량 신용도를 앞세운 LG화학은 지난 3월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3조4450억원의 자금이 몰려 발행규모를 조단위로 늘린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발행 목표 규모의 12배가 넘는 자금이 모여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750억원 목표액의 5배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진행한 공모채 복귀전에서도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2년 역속 매수주문이 0건에 그치며 미매각됐다.
과도한 재무부담과 신용도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난 4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효성화학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강등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천NCC도 2022년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미매각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3월 2년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현재 여천NCC는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한 탓에 '운영할수록 손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자금조달 흥행은 신사업 성장이나 업황이나 해당 기업의 실적 전망에 따라 갈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장기간 업황 부진에 대체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자칫 재무부담이 커지고 신용 등급 하향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자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굴지의 석유화학기업들 마저 투자 집행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이들 기업들도 신용도 추가 하락 우려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최근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도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둔화하면서 자금회수가 지연되면서 LG화학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2022년 1.5배, 2023년 2.4배에서 2024∼2025년 최대 2.8배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된 데 이어 현재 국내 신평사들의 등급 하향 트리거를 모두 충족해 추가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신평사들은 일제히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를 등급 하향 검토 요인으로 제시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해당 지표는 37배까지 급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3.5배 초과, 한국신용평가는 4배 초과,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5배 초과로 각 사별로 차이는 존재하지만, 하향 변동 요건에 충족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사업구조 재편은 아직 진행중인 단계로, 투자자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기가 됐다"며 "외부 차입을 비롯해 보유 자산 매각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금조달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재무부담은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업 재편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규 사업은 가시적인 수익창출에 시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부담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금 회수에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신용위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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