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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김동관의 '아메리칸 드림'···한화오션으로 通한다

산업 중공업·방산

김동관의 '아메리칸 드림'···한화오션으로 通한다

등록 2024.06.25 07:37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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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태양광···'기회의 땅' 미국서 찾는 신성장동력한화오션 합류 이후···방산·친환경 에너지 분야 확대한화오션 미국 진출 가속···'3000억원'에 쏠리는 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제 국내를 넘어 미국을 주무대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제 국내를 넘어 미국을 주무대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그룹의 인수합병(M&A) 시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그리는 청사진의 중심에 서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오션의 합류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사업은 물론 친환경에너지 부문에서도 기존 태양광·수소뿐 아니라 LNG(액화천연가스), 해상풍력 등까지 분야가 확대됐다.

사업 기틀을 마련한 김 부회장은 이제 국내를 넘어 미국을 주무대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 최초로 美 조선업 진출···MRO 사업 'HD현대'에 비교 우위


한화그룹은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계에 진출한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총 1억달러(약 1380억원)을 들여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미국 내 자회사로 미국 존스법(Jones Act)에 따라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한다. 존스법에 따르면 미국 내 항구들 사이의 운송에는 반드시 미국 선박을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상선뿐만 아니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고,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이번 인수로 한화는 미국 상선과 방산 시장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시장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을 앞세워 미국 방산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함정전투체계 개발부터 후속 군수지원 플랫폼까지 모두 보유한 한화시스템이 미국 조선소 인수에 뛰어든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김 부회장은 특수선과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 미국 해군 MRO 사업이 시장에 나오면서 '연간 20조원 대어'를 잡으려는 HD현대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 한화의 미국 조선소 인수로 HD현대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향후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효과적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 장관도 지난 20일(현지시간) 해군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한화의 필리조선소 인수는 우리의 새로운 '해양 치국'(Maritime Statecraft)의 판도를 뒤집는 중요한 사건(game changing milestone)"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계에 진출한다. 사진=한화그룹 제공한화그룹은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계에 진출한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에너지 '생산→운송' 밸류체인 강화···탈탄소 영역 확장


미국 조선소 인수는 친환경에너지와도 연결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을 품은 뒤 그룹 내 핵심 사업인 에너지와 조선·해양을 접목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왔다.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핵심 축으로 둔 김 부회장에게 있어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태양광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시작으로 현지 사업 범위를 넓혀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미 미국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공고히 한 태양광에 이어 LNG 사업은 미래 수소 경제로 가는 징검다리로서 김 부회장의 '탈탄소 사업'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시너지를 낼 사업으로 LNG를 낙점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도 "태양광, 수소,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해양으로 탈탄소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김 부회장이 해양 탈탄소 솔루션 비전을 제시한 이후 LNG 사업 비중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달에는 미국 LNG 기업인 넥스트디케이드에 약 3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의 넥스트디케이드 투자는 처음이 아니다. 한화임팩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모두 합쳐 총 15% 이상의 넥스트디케이드 지분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 LNG를 확보한 후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공급하는 시나리오다. 넥스트디케이드는 리오 그란데 LNG 터미널 프로젝트의 개발사로, 터미널이 완공되면 1년에 2700만톤의 LNG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한화오션은 지난해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이 출자한 북미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와 함께 미국에 '한화 쉬핑(Hanwha Shipping LLC)'이라는 해운사를 설립했다.

필리 조선소 인수가 조선·방산에 이어 에너지 영역까지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자체적으로 LNG 운반선을 확보해 미국에서 생산된 LNG를 유럽으로까지 운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시스템 어성철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3000억원'에 쏠리는 눈


한화그룹에 새롭게 합류한 한화오션이 김동관 부회장이 미국 사업 전체를 관통하는 만큼 시장에서는 이제 새로운 투자처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은 추가 M&A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미국에 이어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 인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이 2차 증자를 통해 투자목적 회사인 손자회사에 내리기로 결정한 돈은 약 3600억원"이라며 "필리 조선소 지분 인수 후 3000억 원가량의 출자금이 남는 상황으로, 추가 M&A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한화오션은 이외 오스탈, 시추업체 등 추가적인 업체 인수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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