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8억달러 순매도·국민연금 통화스와프 조치기재부는 '역마진' 우려에도 외평채 발행 추진 중주요국 금리↓·아시아통화 약세···당분간 강달러
이날 오후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를 상회하면서 전일 대비 상승했다. 이는 전일 8.9원 오른 1388.2원에 거래를 마친 데 연이은 상승세다.
최근 외환 당국은 이같은 과도한 달러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화보유액을 역대급 수준으로 내다 파는 등 안정화 조치를 단행했다. 우선 외환 당국은 올해 1분기 18억15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19억8900만달러를 순매수했지만, 달러 강세가 계속되자 순매도로 방향을 튼 것이다.
한은과 국민연금공단 간 체결한 통화스와프도 단행했다. 한은은 지난달 21일 올해 말까지 외환 스와프 거래 한도를 3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증액하기로 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진행할 때 환전 과정을 줄여 환율 상승 요인을 제거하기 축소하기 위함이다.
기획재정부는 역마진 비용이 상당함에도 환율 안정을 목적으로 최대 13억달러'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달러화 외평채 발행에 나선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인데, 보통 미 국채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은 수준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정부의 환율 방어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지만, 역마진 부담금이 세금으로 메워져야 한다는 부문에 대해선 시장의 의구심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당국의 원화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달러를 순매도하는 과정에서 외화 보유액도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은 '2024년 6월 말 외환보유액' 발표를 통해 지난 4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올해 상반기 총 79억4000만달러가 줄었다고 밝혔다. 실제 6월 말 외환보유액은 4122억1000만달러로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환 당국의 노력에도 당분간 달러 강세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점이 밀리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이 비둘기 색채를 띠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 통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원화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미 달러 가치는 그대로인 반면 주변국의 금리인하 혹은 더딘 성장세가 달러 강세를 견인한다는 의미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연준의 긴축 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위스, 스웨덴 등 유럽국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며 "3주 전 일본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중국도 경제 반등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아시아 통화 가치도 떨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미 달러 강세는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 달러 강세가 전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외환 당국은 환율이 1400원대를 넘지 않은 이상 세밀한 시장개입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 인하에 강한 시그널을 주기 전까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390원~1400원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준과 통화스와프 등 강한 환율 방어 조치 역시 환율이 1400원대 이상이 될 때 고려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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