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합산 영업이익률 10.9%···악조건 속 선방GM·테슬라 이익률 9% 미만···토요타 실적 변수국내외서 잘 나가는 SUV 판매 집중화 전략 주효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률은 10.9%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11.2%)에 비하면 소폭 줄어든 것이지만 어려운 국내외 자동차 시장 여건을 고려한다면 매우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분기별 경영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생산 그룹 중에서 현대차·기아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곳은 아직 없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을 나눈 값으로 개별 기업이 특정 기간 동안 진행한 영업 활동의 수익성을 따지는 지표다. 쉽게 말해 '장사를 얼마나 잘 했느냐'는 잣대가 되는 셈이 되는데 통상적으로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기면 장사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기아가 무려 13.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단일 기업 중에는 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 중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해 그룹의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현대차도 9.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뽐냈다.
지난주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한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는 8.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0.6%포인트 줄었고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자 역할을 하고 있는 테슬라는 1분기보다 0.8%포인트 늘어난 6.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기준 빅5 그룹으로 분류되는 곳 중에서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곳은 일본 토요타와 독일 폭스바겐이다. 두 곳 모두 8월 초에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대차와 기아보다 적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있다.
토요타는 한때 영업이익률이 15%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익성 1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올 1분기(일본 회계기준 2023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현대차에 수익성 1위 자리를 넘겼다.
특히 토요타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보다 낮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토요타가 '엔저' 현상에 힘입어 2분기에도 상당한 수준의 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이익을 끌어올린 '킹달러' 효과에는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분기별 영업이익률이 8%를 초과한 적이 없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6%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분기별 세부 실적 대신 반기별로 실적을 공개하는 르노-닛산-미쓰비시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8.1%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토요타가 10.9%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글로벌 자동차업계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가 이처럼 우수한 수익성을 뽐낸 것은 경영 전략의 승리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완성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이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올 2분기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 중 SUV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58.4%(제네시스 GV 시리즈 판매량 포함)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늘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비중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줄었지만 1분기보다는 0.1%포인트 늘며 제 역할을 어느 정도 해냈다.
기아도 올 상반기 국내 시장의 SUV·RV 차종 판매 비중이 지난해 57.3%에서 올해 65.2%로 늘었고 북미 시장에서도 상반기 기준 SUV·RV 판매 비중이 78.1%까지 늘어나면서 호조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고수익·고부가가치 차종으로 분류되는 차종은 SUV와 친환경 자동차가 꼽힌다. 대당 판매 단가가 세단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비싼 차가 잘 팔리게 되면 대당 평균 판매 단가가 오르게 되고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로 연결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SUV 인기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중에서도 해당 차종을 원하는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SUV의 인기가 이어질수록 현대차와 기아의 호실적 행진 지속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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