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매입 주택 늘리고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아파트 수요 분산에는 일부 효과 있을 것""집값 상승 억제 구체적 대책 부족해"
8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공 신축매입을 내년까지 11만가구 이상 공급한다. 비아파트 공급 상황이 장기 평균과 비교해 정상화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민간사업자 참여 활성화를 위해 민간법인이 노후주택을 취득할 경우 기본세율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1금융권 대출을 통해 사업비를 지원한다.
최소 6년 임대 후 분양전환 가능한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 주택도 새롭게 도입한다. 이를 통해 2026년부터 입주할 수 있는 도심 내 신축 아파트 등을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신축매입 11만 가구 중 최소 5만 가구를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으로 공급한다.
또 비아파트 시장 기반을 정상화하기 위해 소규모 건설사업자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고, 단기 등록임대를 도입해 1주택자가 소형주택 구입하고 단기 임대 등록 시 1가구1주택 특례를 제공한다. 임대사업자의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 재산세 감면 기한도 2027년 12월까지 연장한다.
신축 소형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세제 혜택도 2027년 12월까지 연장한다. 대상 주택은 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취득가격) 이하 다가구 주택, 연립·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기축 소형주택을 2027년 12월까지 구입해 등록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아울러 노후 저층 주거지에 주차장 등 아파트 수준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뉴:빌리지 사업도 본격 추진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든든전세주택 등 공공임대주택도 1만6000가구 추가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로 아파트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비아파트를 활용한 신축 매입 공급은 아파트 쪽에 쏠려있는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며 "과열됐던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이 잠잠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비아파트는 역전세, 전세 사기 문제로 구매 수요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서민주택 시장에서 내 집 마련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도심 내 비아파트 공급을 통해 전셋값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아파트 정상화 방안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집값 진정을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비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해 단기적인 아파트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 대책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비아파트 시장 관련 대책도 매입임대 관련한 대책만 제시했는데 이는 공익적인 측면의 주거복지 강화일 뿐 최근 불안정한 전세시장을 안정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집값 급등은 수도권 신축 아파트가 이끌고 있어 비아파트 공급으로 집값을 잡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비아파트 공급이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 급등세를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정부가 앞으로 충분히 공급이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선호가 확연하게 아파트로 쏠린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보다도 시장에 맡길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신축 소형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제약요인이 걸려있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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