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에...LH 공공택지 해약 1조원 육박공공분양 본청약 일정 연기...최장 19개월 밀려"주택공급 시그널 주지 못하면 불안감 커질 것"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급 계약이 해지된 공공택지는 13개 필지로 총 9522억원 규모였다. 시행사나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으려고 LH에서 땅을 분양받았다가 대금 납부가 밀려 계약이 해지된 사업장이 급증한 것이다.
금액 기준으로도 전년(3749억원) 대비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만 살펴보면 1필지에서 13개 필지로, 금액 기준으로는 222억원에서 약 43배 증가했다.
LH는 토지를 분양받은 업체가 대금을 6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계약이 해지될 경우 용지를 분양받은 시행사나 건설사는 공급 금액의 10% 수준인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LH 관계자는 "대금이 6개월 이상 연체되더라도 사업 의지가 있을 경우 바로 계약을 해지하지는 않는다"면서 "연체 이자가 계약금을 넘어서거나 업체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이 해지를 요청하는 경우, 분양받은 업체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계약금을 포기하고 토지를 반납하는 경우 등에 계약이 해지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침체와 맞물려 인건비와 자잿값 인상, 건설공사비 급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데 반해 분양가상한제로 수익은 상한선이 있어 추진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사전 청약까지 받은 공공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실수요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 사전 청약을 받은 공공분양 단지 중 본청약이 진행되지 않은 곳은 82단지 4만3510가구에 달한다.
올해 본청약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던 13개 단지의 본청약은 최대 1년 7개월까지 늦춰질 전망이다. 3기 신도시인 경기 남양주왕숙2 A1·A3 블록, 하남교산 A2 블록은 오는 9월 본청약 예정이었지만 내년 3월로 연기됐고, 시흥거모 A6 블록 신혼희망타운 본청약은 올해 12월에서 2026년 7월로 1년 반 넘게 지연된다.
업계에선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지 못하면, 서울과 수도권 주택 수요자의 불안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급물량이 감소한다는 측면에서도 주택 소비자들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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