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나 홀로 하락세···상반기 당기순이익 24.2%↓"DGB만의 비즈니스 모델" 강조했지만 부동산 PF에 발목지주·은행 수장 동시 맡은 황병우···경영능력 최대 시험대
이에 지난 3월부터 DGB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돼 iM뱅크와 DGB금융지주를 같이 이끌고 있는 황병우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황 회장은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실적 성장세에 기반한 성공적인 안착에는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취임식에서 황 회장은 '도약, 혁신, 상생'이라는 3가지 경영 방침을 공표하고 "DGB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DGB금융은 2분기 지배주주 지분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382억4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였던 755억원과 비교해도 절반 가까이 낮은 금액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51.6% 급감한 1500억원에 그쳤다.
주력 계열사인 iM뱅크의 성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iM뱅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1% 낮은 90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1% 감소했다.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iM뱅크의 경우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충격 등의 영향은 없었으나 거점지역의 경기 악화로 수익성은 1분기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분기의 실적 감소는 더욱 뼈아프다. 2분기만 놓고 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과 지방은행(전북·광주·부산·경남) 중 iM뱅크는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뒷걸음질 친 곳으로 집계됐다.
IM뱅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홍콩 ELS 충당금을 대거 충당한 KB국민은행 보다 순이익 하락 폭이 더 컸다.
이에 대해 DGB금융은 "여신거래처의 전반적인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요주의 여신 증가 및 부실여신 상각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이자 이익 등 핵심 이익은 견조한 원화 대출 성장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순이익과 함께 건전성도 함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iM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2분기 0.58%에서 올해 2분기 0.76%로 0.18%포인트(p) 높아졌다. 꾸준히 2%대를 기록하던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2분기 1.97%를 기록해 2%대가 무너졌다.
경기침체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며 대손충당금 규모 또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2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4%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을 총여신 잔액으로 나눈 대손비용률도 0.79%로 2022년 0.39%에서 지난해 0.62%, 올해 상반기에는 0.79%까지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iM뱅크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0.39%에서 올해 2분기 0.49%로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0.59%에서 0.94%로 0.38%포인트 뛰었다. 가계대출과 기업 대출을 합산한 총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0.71%로 전년 동기 대비 0.21%포인트 높아졌다.
실적과 건전성 지표가 모두 부진하며 주가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은행주는 밸류업 기대감에 올해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DGB금융지주의 경우 임직원의 자사주 매수에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 효과의 가시적인 성과가 중요하나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이 체감될 정도의 움직임은 크게 느끼지 못한 것 같다"면서 "인터넷은행이 처음 출범할 때보다도 위협적인 느낌이 없다. iM뱅크도 공격적인 영업 의지를 크게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현재 인구 감소와 디지털 전환으로 시중은행들은 점포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추세"라면서 "기존 시중은행들과 체급 차이가 이미 크게 나는 만큼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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