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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미국 주간거래 먹통으로 증발한 '6300억원'···투자자 "보상하라" VS 증권사 "난감"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NW리포트

미국 주간거래 먹통으로 증발한 '6300억원'···투자자 "보상하라" VS 증권사 "난감"

등록 2024.08.14 07:08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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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마다 계좌 복구작업 속도 천차만별금감원 자율 조정 추진 중···보상은 미지수하나뿐인 美 현지 주간거래소 리스크 부각

미국 주간거래 먹통으로 증발한 '6300억원'···투자자 "보상하라" VS 증권사 "난감" 기사의 사진

'블랙먼데이' 이후 코스피·코스닥은 반등하며 일부 하락분을 회복했지만 미국 증시에 투자한 개미들 사이에서는 후폭풍이 여전하다. 미국 주간거래 먹통으로 취소된 주문 금액만 630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마다 복구 시점이 달라 발생한 피해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책임이 없기에 보상도 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간거래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서비스 차질로 투자자 계좌 약 9만개에서 6300억원이 거래 금액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의 발단은 코스피 지수가 8%대 급락한 지난 5일 나타났다. 이날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달려가자 주문이 몰리면서 19개 국내 증권사가 제공하는 미국 주간거래(데이마켓) 서비스가 오후 4시경 중단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낸 주문을 체결하는 미국 ATS 블루오션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서다. 블루오션은 오류가 발생한 동안 모든 주문이 무효라고 거래 관계인 국내 각 증권사에 통보했다.

미체결된 것은 물론 체결된 주문까지 일괄적으로 취소되면서 증권사는 현지 브로커 및 블루오션의 확인을 거쳐 취소된 거래를 선별하고 투자자별 증거금을 재계산하는 등 계좌 원상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토스증권 등은 이 작업을 장전시장(프리마켓) 내에 완료했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정규장 개장 후에도 작업이 이뤄지면서 일부 계좌가 묶여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했다.

투자자들이 분개한 부분은 증권사마다 복구 시점이 달랐다는 점이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에 급박한 거래에 나섰지만 정규장에서까지 거래가 되지 않아 발생한 피해는 증권사가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투자자는 "매도를 제때 못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보상해야 한다"며 "증권사가 중개 거래 수수료는 받아 가면서 내부 시스템 지연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니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권사에선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보상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거래 먹통 요인이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 사정이고, 증권사 대부분은 약관에 '현지에서 발생한 문제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어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미국 주식 거래 시스템에 관한 당국 규정도, 현지 거래소 시스템 오류에 따른 보상 근거도 없다"며 "이번 사태로 보상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배임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우선 투자자와 증권사의 자율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두 주체 간에 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금감원이 개입해 분쟁조정이 진행된다.

다만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주간거래 먹통 사태도 당국 분쟁조정까지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발생한 블루오션 전산 장애로 주간거래가 조기 종료됐음에도 배상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는 현지 대체거래소 시스템 오류로 생긴 일방적 거래 취소가 원인이며, 아직 국내 증권사의 귀책을 단정하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주간거래가 가능한 현지 ATS가 블루오션 하나뿐이라는 점도 문제를 키우는 원인으로 거론된다. 블루오션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오버나잇(Overnight) 세션 지원 기능을 승인 받은 유일한 ATS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문이 몰리면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 위험성에 대한 투자자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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