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7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메리츠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금융3사 모두 A학점을 받았으나, 안타깝게 미래에셋은 5월 디테일이 부족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C등급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먼저 창업자이자 그룹 내 글로벌 전략가(GSO)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등기이사가 아니라는 점을 꼬집었다.
미래에셋증권 공시에 따르면 박 회장은 '미등기, 비상근, 글로벌 비즈니스 자문' 업무를 수행한다고 기재돼있다.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미래에셋증권 지분을 31% 가진 비상장사 미래에셋캐피탈에 84% 지분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등기이사도 아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실제로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박GSO가 실질적 경영 활동, 주요 의사 결정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사는 의무와 책임이 있듯이 경영자가 권한을 행사하면 책임이 수반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GSO는 그동안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은 올바른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사회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GSO를 등기이사로 선임해 책임 경영을 요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핵심인 자본배치 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유통주식은 국민연금 지분 5%를 포함해 전체 발행주식 수 37%에 불과하다. 회사 계획대로 2030년까지 1억주(또는 발행주식수13%)를 소각한다면 유통 물량만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번 계획이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는 컨트롤 의식한 지배주주 중심의 계획이라고 보인다"며 "밸류업에 진정성이 있다면 자기주식 25% 즉시 전량 소각하고, 네이버 보유 8% 지분 회사가 매수해 빠른 시일 내에 소각하길 권한다. 이사회가 이번 가을 논의할 수 있는 의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밸류 다운 우려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는 노무라증권이 디이와증권보다 뛰어난 금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점을 사례로 들었다. 현재 노무라 PBR은 0.7배, 다이와는 1.0배다. 리먼브라다스 아시아·유럽 비즈니스를 인수한 노무라증권의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현재 미래에셋증권 PBR은 단지 0.4배"라며 "글로벌 비즈니스 모멜, 리스크 관리 능력·의사 결정 과정 투명성에 대한 마켓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아울러 "이사회 업그레이드가 절실히 필요, 회사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미래 승부처로 인식하는데 막상 이사회는 월가 등 실무 경험 없는 교수 중심으로 채워졌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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