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풀리고 손상차손 미인식'···금감원 회계심사·감리 사례 공개

금융감독원.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던 코넥스 기업 A사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방역완화 방침으로 특수상품인 B의 판매가 급감하자 실적 조작의 유혹에 빠졌다. A사는 거래처와 공모해 B제품을 대량 해외로 수출되는 것으로 위장하고 이를 다시 들여왔다. 감사인에게는 허위 공급계약서와 금융거래 증빙 등을 제출해 이 사실을 숨겼다.

# 코스닥 상장사 C는 3년 연속 영업손실로 관리종목 지정될 위험에 처했다. 이에 C사는 해외 자회사, 거래처와 거래를 통해 장기 미회수 매출채권이 회수된 것처럼 꾸며 대손충당금 환입을 기획했다. 해외 자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자금순환 거래를 은폐하기 위해 추가 출자지분에 대해서는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회계심사·감리 주요 지적사례 및 시사점을 11일 공개했다.

금감원은 2011년 이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기 위해 대표적인 심사·감리 지적사례들을 꾸준히 공개했다. 지난 5월에는 최근 4년간 공개한 주요 지적 사례를 책자로 발간해 홈페이지 및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코넥스협회 및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유관기관을 통해 배포했다.

올해부터는 지적사례의 공개주기를 기존 연 1회에서 연간 2회로 단축하며 기업회계 및 감사 현장에서 활용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적사례는 13건으로, 이를 포함해 K-IFRS 시행 이후 14년간 총 168건의 사례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지적사례 중 가장 많은 유형은 투자주식(종속·관계기업) 관련 4건, 매출 등 허위계상 2건, 재고·유형자산 2건 및 횡령 은폐를 위한 매출채권 등 기타 자산 허위 계상 2건 등이다.

금감원은 A기업에 대해 "회사가 이전상장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감사인은 회사의 매출 및 당기손익 조작 등 분식 유인에 유의해야 한다"며 "회사가 제시한 증빙 이외에도 수출입 품목의 세부정보를 확인하고 대금지급 조건 및 수출입 상대방의 관계를 살피는 등 보다 강화된 감사절차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사에 대해서는 "투자지분이 이미 전액 손상처리된 자회사에 대해 회사의 추가 출자가 이뤄진 경우 감사인은 자금순환, 실적개선 등 기타 거래 동기에 유의해야 한다"며 "회사의 출자 배경 및 자회사의 손상사유 해소 여부 등에 대해 충분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있도록 감사절차를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유관기관을 통해 기업 및 감사인에게 심사‧감리 주요 지적사례를 배포해 유사사례 재발방지 및 투자자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