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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BM 흥행 가도에 찬물?···반도체가 심상찮다

산업 전기·전자

HBM 흥행 가도에 찬물?···반도체가 심상찮다

등록 2024.09.11 06:0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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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하락에 '다운사이클 회귀' 우려 고개 증권가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 하향 "HBM 등 고부가 수요 여전···영업 전선 이상 無"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찮다. HBM(고대역폭메모리) 흥행과 업황 회복에 따른 장밋빛 전망이 수그러들고 곳곳에서 불안감이 감지된다. 메모리 D램 가격이 상승세를 멈춘 탓인데, 이를 계기로 반도체 산업이 '다운사이클'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론마저 고개를 들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초 회복 흐름에 올라탄 국내 반도체 산업이 불과 몇 개월 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곳곳에서 걱정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증권가에선 삼성전자를 향한 눈높이를 내리려는 이례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달 삼성전자 분석 리포트를 펴낸 증권사 4곳 중 3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게 대표적이다. KB증권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13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으나, 한 달 사이 이를 9만5000으로 27%나 낮춰 잡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의 주가는 7월 8만8000원까지 치솟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지금은 6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이날 한 때 6만6000원까지 내려가며 작년 10월6일 기록한 52주 신저가를 터치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평가도 마냥 우호적이진 않다. DB금융투자의 경우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6조5000억원으로 기존보다 5000억원 줄이는 한편, 목표주가를 26만원으로 4만원 낮췄다.

전문가들은 전방 산업 부진을 위기 요인으로 꼽는다. 모처럼 반도체 산업이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에도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서 각 기업이 기대했던 수준의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제품 가격의 흐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조사 결과를 보면 PC용 D램 레거시(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8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2.05달러로 전월보다 2.38% 감소했다. D램 가격은 작년 10월부터 상승 곡선을 그렸는데, 올해 5∼7월 3개월간 2.1달러로 보합세를 유지하다 지난달 하락했다. 반도체 시장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D램 현물가격도 작년 9월부터 이어온 상승세를 마감했다. 범용 D램 'DDR4 8Gb 2666'의 현물가격은 6일 기준 1.971달러로 지난 7월 24일의 2달러 대비 1.5% 내렸다.

트렌드포스는 전반적인 수요 침체와 맞물려 PC D램 조달이 줄었고 재고 압박까지 가중되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반도체 산업에 다시 한파가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턴(상승기) 속 D램 등 범용 제품의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가격이 상승한 게 기업의 실적 개선에 주효했는데, 쌓이는 재고가 발목을 잡는 것처럼 비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견해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범용 제품에 국한한 단기 정체일 공산이 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이 집중하는 HBM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는 꺾이지 않은 만큼 실적엔 타격이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공개했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은 내년 물량까지 모두 소진된 상태다. 동시에 각 기업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 측은 앞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2024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기준 HBM 생산 물량을 전년의 4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확보했다"며 "내년엔 올해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따라서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AI 트렌드와 맞물려 빅테크 기업이 투자를 지속하는 한 반도체 부문에 혹한기가 되풀이되진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정설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에 다운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빅테크의 AI 투자 의지가 확고한 데다, 업계 생산능력(캐파)과 공정 전환 속도를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급격한 가격 하락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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