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반토막인데 추가 충당금···지역조합 문의 빗발"농축협 연말까지 2400억, 신협 약 1000억 더 쌓아야상호금융 "속도 조절 요청"···당국 "건전성이 최우선"
이에 상호금융사들은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만나 영세 지역 조합 보호를 위해서라도 충당금 적립 속도를 늦춰 달라는 뜻을 금융당국에 전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현 시점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전성 확보'라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상호금융업감독규정'을 개정하고 상호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을 단계적으로 130%까지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PF 부실에 대한 상호금융업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익스포저 손실흡수능력을 높여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상호금융 기존 100%에서 지난 6월 110%까지 추가 충당금을 쌓았고, 올해 연말까지는 120%, 내년 6월까지 130%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문제는 이같은 조치를 시행하면 적자로 돌아설 단위 조합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농·축협의 지난달 말 기준 연체율 상위 10위 조합의 연체율은 15%~33%에 달했다. 농협·수협·산림조합 가운데 연체율이 10%를 상회하는 조합은 100곳에 달했다. 조합별로는 산림조합이 19곳(13.5%)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수협이 9고(10%), 농협은 72곳(6.5%)으로 조사됐다. 이미 적자에 빠진 조합도 많다. 산림조합은 지난해 기준 전체의 절반(45.7%)이 적자를 냈다. 수협은 24.4%(64곳), 농협은 1.71%(19곳)이 적자를 보였다.
상반기 순이익도 반토막이 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6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546억원 감소(47.3%)했다. 신용사업부문(금융) 순이익은 2조7531억원으로 대손비용 증가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1조126억원(26.9%), 경제사업부문은 농수산 판매수익 증가로 적자(-1조6892억원)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현 시점 기준 농·축협이 추가 충당금 120% 달성을 위해 필요한 액수는 약 2400억원에 달한다. 신협중앙회는 약 1000억원, 수협중앙회는 약 400억원, 산림조합은 악 45억원을 각각 추가로 적립해야 할 전망이다. 다만 이 수치는 각 중앙회에서 임의로 추산한 액수로 기준이 상이하고 연말까지 처리 될 부실채권 등 변수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개별 조합별로 상황이 다르고 앞으로 부실채권 액수에도 변동이 있을 수 있어 충당금 규모는 연말까지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상호금융권의 전반적인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금융권은 이같은 상황에서 충당금 부담이 가중되면, 영세 지역 조합의 연쇄 구조조정이 불가피 함을 우려하고 있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부담을 느낀 조합들의 적립 속도 조절 달라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영세 농어촌의 단위 조합 금융사가 없어질 경우 발생할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에 지속적인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는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련 문의가 들어와서 검토를 한 결과 현 시점에서 상호금융의 건전성 회복보다 중요한 사안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상황을 모니터링 하겠지만 규정을 개정한 사안인 만큼 우선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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