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세대 사업 낙점, '오너 3세' 담서원 상무 리가켐 사내이사로리가켐 긍정적 전망에 주가 상승세···오리온 지분가치 확대 효과
23일 리가켐바이오는 0.01% 하락한 10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10만6900원에 거래되며 1년 사이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직전 2거래일 연속 8%대 상승세가 나타나 이날 숨 고르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월 초 6만4800원이던 주가는 이날까지 61.73% 상승했다.
리가켐바이오가 주가 상승을 거듭하면서 8만~9만원 박스권에 갇혀 뚜렷한 반등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오리온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상태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3조8322억원으로, 오리온(3조7000억원)보다 앞서고 있다.
올해 초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를 인수해 '오리온홀딩스-오리온-팬오리온-리가캠바이오'의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오리온은 먼저 리가켐바이오 구주 140만주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796만3283주를 취득했다. 구주는 주당 5만6186원, 신주는 5만9000원으로 각각 인수해 총 5485억원으로 리가켐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날 기준 오리온의 리가켐바이오 지분가치는 9813억원으로 인수가액과 비교하면 78.91% 확대됐다.
오리온의 리가켐바이오 지분 인수를 두고 시장은 의구심이 컸다. 오리온 본업과 비식품 사업인 바이오 사업과의 시너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만년 적자인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컸다. 리가켐바이오는 2019년을 제외하고 10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리가캠바이오 인수 공시 직후 오리온 주가는 올해 1월 16일 하루에만 11만7100원에서 9만6600원으로 17.51% 급락했다. 같은 날 리가켐바이오도 4.74% 하락하며 오리온 피인수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오리온 인수 이후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들이 주목받으면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된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 LCB41, LCB97가 내년 글로벌 임상 1상에 진입하면서 파이프라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 말 리가켐바이오 현금 자산은 177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8배 늘었다.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리가켐바이오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후보물질 LCB84에 대해 단독 개발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하로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된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CB84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단독 개발 옵션을 행사할 경우 2600억원을 수령한다"면서 "리가켐바이오가 매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계약 체결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에 힘을 주는 데다 연구 성과와 함께 주가도 오르면서 리가켐바이오 인수에 대한 우려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리가켐바이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담서원 오리온 경영지원팀 상무를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밖에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 김형석 오리온 신규사업팀 전무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랐다. 담 상무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장남으로, 누나인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와 함께 오리온을 이끌 예정이다. 이 때문에 담 상무가 바이오 사업을 통해 그룹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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