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소매판매액지수, 2.9% 하락···'최장' 하락세내수 시장 부진, 해외 사업 '승승장구'···엇갈린 희비라면 수익성 1위 삼양식품···미개척 해외 가능성↑
구매력 '뚝'···성장 멈춘 국내 시장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하락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된 제품의 금액 수준을 나타내는 수치로 내수 시장의 흐름을 알려주는 경제 지표 중 하나다.
이번 분기의 소매판매액지수 감소 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4.5%) 이후 15년 만에 최대 폭이다. 또 2022년 2분기(-2.1%) 이후로 9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흐름으로, 1995년 통계 작성 이래로 역대 가장 긴 감소세다.
특히 이 같은 내수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는 식품기업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모양새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문은 2분기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3% 감소한 1조380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의 국내 사업 매출은 8366억원으로 0.6% 감소한 반면 해외 사업은 5.6% 성장한 2194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국내 5%, 해외 9.8%로 수익성 역시 차이가 컸다.
내수 시장이 부진한 이유로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 간 경쟁이 심화하는 반면 인구감소에 따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식품 시장은 하나의 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양해지고 트렌드의 변화 속도도 빠르다. 경쟁이 치열한 건 물론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성장성의 한계도 분명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은 경쟁 포화 상태다. 예를 들어 라면이라고 하면 예전엔 라면 제품끼리만 경쟁했는데, 이제는 라면의 제품군도 다양해졌을뿐더러 라면을 대체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 등 새로운 품목들이 생기면서 새로운 카테고리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업'에 엇갈린 실적 희비
실제 올해 상반기 라면업계 3사의 실적은 해외 매출 비중이 성과를 좌우했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수출 규모를 키운 삼양식품은 사상 최대 실적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상대적으로 내수 시장에 의존도가 높은 농심과 오뚜기는 다소 미진한 성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6% 증가한 81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96억원으로 149.8%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78%로, 작년 말 68%보다 10%P 더 높아졌다.
오뚜기는 올 상반기 매출이 1조7428억원, 영업이익이 13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3.8% 증가했다. 다만 2분기로 보면 영업이익은 616억원으로 4.6% 감소했고, 매출도 0.6% 증가한 8592억원에 그쳤다. 오뚜기의 해외 사업 비중은 10% 미만이다.
농심은 상반기 매출은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을 줄었다. 매출은 2.1% 증가한 1조7332억원, 영업이익은 10.6% 감소한 1051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심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지난해 라면과 스낵 대표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인하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농심은 해외 사업 비중이 38% 수준으로,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특히 내수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 사업 특성에 따라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이 농심·오뚜기를 꺾고 라면업계 1위로 올라섰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매출 규모로 삼양식품은 1조원을 넘기지 못했으나 영업이익률은 약 21%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제과업계에선 해외 법인을 둔 오리온과 롯데웰푸드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법인의 호조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16.8% 증가한 2468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를 포함한 해외 사업의 성장세와 여름철 빙과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1006억원으로 49.8% 성장했다.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 시장 내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무한하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식품업계가 단순 기존 제품의 수출에 그치지 않고, 현지 특성에 맞는 제품의 현지화 및 신제품 개발, 유통 채널 다변화 등을 통해 해외 시장 확대에 힘을 싣는 이유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국가에 진출하고 나서도 지역마다 제품 입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유통 경쟁력이 중요하고, 현지 소비자 선호도와 수요 등을 높이기 위한 현지 마케팅도 필요하다"며 "내수 시장은 이미 시장 점유율 자체가 높거나 경쟁 구도가 분명하다고 한다면 해외 시장은 아직 미개척지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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