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3일 월요일

  • 서울 19℃

  • 인천 20℃

  • 백령 18℃

  • 춘천 17℃

  • 강릉 14℃

  • 청주 21℃

  • 수원 19℃

  • 안동 16℃

  • 울릉도 21℃

  • 독도 21℃

  • 대전 19℃

  • 전주 22℃

  • 광주 21℃

  • 목포 23℃

  • 여수 22℃

  • 대구 19℃

  • 울산 18℃

  • 창원 19℃

  • 부산 19℃

  • 제주 21℃

산업 잇단 '사망사고' 한화오션, HSE 선언에 예산도 확대···효과 있을까

산업 중공업·방산

잇단 '사망사고' 한화오션, HSE 선언에 예산도 확대···효과 있을까

등록 2024.09.23 15:44

수정 2024.09.23 16:10

전소연

  기자

공유

올해 사망사고 네 차례···중대재해처벌법 가능성 有한화오션 "선진 안전 문화 구축에 2조원 투자할 것" 노조 "안전한 일터를 위한 핵심 빠져 있어 실효성 의문"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김희철호(號)로 새단장을 앞둔 한화오션이 최근 연이은 사망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화오션은 안전 문화 구축을 위해 약 2조원을 투자해 '안전한 조선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으나, 노동조합 측은 실효성이 빠졌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반복되는 사망 사고에 "안전 예산에 2조원 투입"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한화오션 사업장에서 총 네 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지난 1월에는 한 달 새 두 명의 근로자가 각각 가스 폭발과 잠수 작업 도중 의식을 잃고 숨졌으며, 8월에는 온열질환으로 의심되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숨졌다. 또 이달 9일에는 협력업체 근로자가 플로팅 독(부선거)에서 작업 하다 약 30m 높이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려 네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망사고가 반복되자 한화오션은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선진 안전 문화를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안전 관련 예산에 1조976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조선소 전체 스마트 안전 시스템 구축(650억원) ▲선제적 노후 설비·장비 교체(7000억원) ▲선진 안전 문화 구축(90억원) ▲체험 교육 중심의 안전 아카데미 설립(500억원) ▲협력사 안전 지원 및 안전요원 확대(150억원)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정기적 안전 평가 및 안전 경영 수준 향상(70억원) 등 6가지 항목이다.

다만 노조 측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노조 측은 입장문을 내고 "회사가 언론을 통해 발표한 6가지 사업을 통한 안전한 야드 구축 계획은 그다지 혁신적이지 않을뿐더러, 안전한 일터를 위한 핵심적 해법은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회사는) 노동자에게 '모든 사고의 원인이 작업자의 안전에서 비롯된 사고'라고 주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출발에서 착안한 작업자 스스로 지키는 안전 문화 정착이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것이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HSE 경영방침 어디로···2조원 투자 실효성은?


이번 중대재해는 한화오션의 다짐이었던 'HSE'(안전·보건·환경) 경영방침에도 오점을 남겼다. HSE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10월 개정한 경영방침으로, 당시 회사는 중대재해 제로와 환경규범 100% 준수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경영방침 개정을 발표한 지 3개월 만에 사망자가 나오면서 한화오션의 각오는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문제로 꼽혀온 '원·하청' 문제로도 분석된다. 올해 한화오션에서 숨진 근로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소속인 점을 감안했을 때, 책임을 져야할 대상인 원청이 하청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제대로 된 안전 관리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높다. 사고가 발생한 옥포 및 거제사업장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1명 이상 사망 사고가 발생하거나, 2명 이상 부상자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안전 보건 관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벌금 또는 징역에 처한다.

중대재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책을 내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대책을 이행하는 능력"이라며 "조선업계의 경우 업황이 좋아 일감이 증가하는 만큼, 사고가 일어날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근로자들을 향한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올해 열리는 국정감사에 한화오션 경영진을 소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까지 어떤 인물이 국감에 소환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권혁웅 전(前) 대표가 퇴임을 앞둔 점을 고려했을 때 김희철 신임대표가 소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22대 국회 국정감사는 내달 7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