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니스프리는 지난 2021년부터 'MZ세대 아이콘' 가수 장원영을 브랜드 뮤즈로 기용하는가 하면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인지도 제고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23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이니스프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76억원) 대비 13.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멀티브랜드숍(MBS)과 국내 이커머스에선 핵심 제품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글로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오프라인 로드숍 축소 영향에 따라 전체 매출도 줄어든 탓이다.
이니스프리가 매출 감소세에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시장 반응도 냉랭하다. 그간 주력해왔던 리브랜딩 작업에 대한 성과가 아닌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뤄낸 흑자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는 것은 결국 재무구조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점에 비췄을 때 비용적인 부분을 줄이는 행보는 단기적으론 영업이익을 늘리는 듯한 효과를 보일 순 있지만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가져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니스프리는 브랜드 리뉴얼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며 충성고객마저 등을 돌리기도 했다.
20대 대학생 박 모 씨는 "단지 제품이 피부와 잘 맞아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제품을 사기도 한다"면서도 "이니스프리가 리브랜딩과 동시에 추구해왔던 '자연주의' 콘셉트의 제품 디자인을 완전히 없애고 기능과 성분만 강조하기 급급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구매를 꺼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니스프리가 리브랜딩을 통해 새 출발을 시작한 만큼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존 고객의 이탈을 감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K뷰티'를 주름잡았던 국내 대기업과 로드숍의 인기가 줄어들고 중소 인디브랜드들이 화장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승부수가 필요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전체 상품 중 중소·인디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수준에 달하는 CJ올리브영의 올 2분기 매출은 1조207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675억원)보다 24.8% 증가했다.
한편 미샤를 전개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와 토니모리 등 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이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며 본격적인 실적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K뷰티 열풍은 물론 브랜드 재정비와 유통 채널 다각화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기준 미샤, 어퓨, 초공진, 스틸라 등을 전개하는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은 6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746억원) 대비 13.5% 감소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38억원에서 52억원으로 36.8% 증가했다.
토니모리는 올 2분기 매출 471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9.8%(363억원)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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