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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앞마당 지켰지만···치열해지는 경쟁에 고민 깊은 지방은행

금융 은행

앞마당 지켰지만···치열해지는 경쟁에 고민 깊은 지방은행

등록 2024.10.08 16:13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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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광주은행, 부산·광주 시금고 유치 성공시중은행 침투 가속화에 인뱅과 금리경쟁 심화플랫폼과 협업 늘리고 오프라인 채널 공략 필요

지방은행들이 올해 지자체 시금고 유치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여전히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에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지방 경제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뚜렷한 승부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은행은 지난 7일 광주시 1금고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광주시는 전일 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에 광주은행, 2금고에 농협은행을 각각 선정했다. 이에 따라 광주은행은 2025년 1월부터 4년간 더 광주시 1금고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1, 2금고를 따로 신청받는 분리 공모 방식으로 변경해 심사를 진행했다. 1금고에는 광주은행과 국민은행이 경쟁했으며 2금고에는 국민·농협·우리·기업은행 등 4곳이 참여한 가운데 농협은행이 승기를 잡았다.

부산은행도 지난달 부산시 1금고 경쟁에서 승리해 2028년까지 28년 연속 1금고지기를 이어가게 됐다. 2금고는 2013년부터 맡아온 국민은행이 그대로 선정됐다. 올해 부산시 1금고 경쟁에는 부산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이 도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앞마당 지켰지만···치열해지는 경쟁에 고민 깊은 지방은행 기사의 사진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지자체 시금고 유치에 뛰어들기 시작하며 지방은행들은 '앞마당 사수'에 위기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경남은행이 울산시금고 입찰을 놓고 국민은행과 경쟁에 나섰으며 내년에는 전북특별자치도와 경상남도 시금고 유치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실제로 전국 시금고 총 357개 중 지방은행이 있는 호남·영남·제주지역 시금고는 총 212개이며 이 중 절반 이하인 98개만이 지방은행이 운영 중이다. 또한 지방은행과 상생 관계를 맺어온 지역 대학들도 자금난을 겪으며 시중은행과의 제휴를 확대해 해당 지역 내 지방은행과 제휴한 대학도 절반에 불과한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로 시중은행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지방은행들이 지역사회에서 채용·사회공헌·중소기업 지원 등의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시금고는 뺏길 수 없는 상징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위기감이 높아진 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자금력만을 앞세워 지역 시금고 유치를 노리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과당경쟁을 멈추고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들과 시금고 유치 경쟁 외에도 가계대출 부문에서 인터넷은행들과 금리경쟁이 심화된 상태다. 올해 1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66조원으로 6개 지방은행 잔액인 68조9000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황이다.

순이익 부문에서는 이미 인터넷은행이 앞장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방은행 4곳의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부산은행 2514억원 ▲경남은행 2043억 ▲전북은행 1127억원 ▲광주은행 1611억원을 기록해 부산은행을 제외하고는 상반기 2314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카카오뱅크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지방은행은 고령자 및 관계형 영업 비중이 높은 만큼 급격한 영업점 폐쇄가 어려운 만큼 고비용 구조의 빠른 개선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지방은행이 플랫폼사와 제휴 및 협업을 확대하고 오프라인 채널과 인력을 확충해 수도권 기업 손님 공략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광주은행은 토스뱅크와 함께 공동 신용대출인 '함께대출'을 출시하며 우수한 고객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JB금융지주는 핀다와 상호 지분 인수를 통해 2대 주주 지위를 획득했다.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영업지점을 신설하고 기업금융 확대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진출 기회를 꾸준히 모색하며 플랫폼 경쟁력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면서 "금리 경쟁력을 갖추면 성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 및 기관영업에서 시중은행의 지방 침투가 가속화되고 가계 부문에서 인터넷은행과 금리경쟁이 심화되며 자산 및 이익 구조 측면에서 지방은행 본래의 강점과 특색이 약화됐다"면서 "지방은행의 강점인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고 지역 특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등 노하우를 시스템화하고 점포 경량화 등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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