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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허태수 GS 회장, 신사업 물꼬?···"더 큰 한방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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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 회장, 신사업 물꼬?···"더 큰 한방 필요하다"

등록 2024.10.24 07:0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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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E&R,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 공개 허태수로 디지털전환 첫 성과로 포장했지만재임 4년간 그룹 제자리걸음···투자 늘려야

17일 오후 GS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GS 임원 모임에서 허태수 회장이 그룹의 신사업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gs그룹 제공17일 오후 GS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GS 임원 모임에서 허태수 회장이 그룹의 신사업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gs그룹 제공

GS그룹이 '허태수 회장표' 디지털전환(DX) 전략의 결과물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트렌드를 반영한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이 그 주인공이다. 친환경 발전 수요와 맞물려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규모 등 측면에서 봤을 때 '회장의 첫 번째 성과'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풍력발전 예측 오차 10%↓"···GS, 새 솔루션 공개



GS E&R이 공개한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은 말 그대로 풍력 발전량을 미리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과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데, 이를 정확히 예측하도록 돕는다.

더욱이 풍력은 태양광보다 발전량을 예측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산악 지형에 설치하는 발전기 특성에 기인한다. 같은 발전단지 안에서도 발전기마다 위치와 고도 그리고 바람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GS E&R 측은 AI(인공지능) 머신러닝을 활용해 풍력 발전량 예측 오차율을 10% 미만으로 낮췄다고 주장했다. 지리·지형적 요인, 고도 차이, 지면 거칠기 등 변수를 수치 예보 모델(WRF)에 반영한 결과라는 전언이다.

GS E&R은 새 솔루션이 발전사업자의 예측 불확실성을 줄이고 수익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전량을 정확히 맞추지 못해 발전기를 추가로 돌리거나 멈추는 등의 비용을 줄이고, 오차율을 낮춰 전력거래소로부터 추가 정산금을 받도록 할 수도 있어서다.

GS 측은 "국가 에너지 계획상 2036년경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이 에너지 안정성에 기여하길 기대한다"면서 "국내 풍력발전단지와 제휴를 넓히고 그룹 차원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양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GS그룹 제공영양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GS그룹 제공

취임 4년 만에 첫 성과?···투자 '신중한' 허태수 회장



다만 아쉬운 대목은 GS 측이 이 솔루션을 놓고 허태수 회장의 '첫 신사업 창출 성과'라고 추켜세웠다는 점이다. 2019년 12월 회장 취임 이후 만 4년이 지났음에도 그가 그룹에 이렇다 할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혀서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이 그룹에 당장 또는 얼마만큼의 수익을 안길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사실 재계 전반에서 GS를 놓고는 다소 정체돼있다는 평가가 앞선다.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는 경쟁사와 달리 기업 인수나 투자에 인색한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대기업집단 순위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전임 회장 시절인 2018년까지만 해도 GS는 명실상부 국내 7위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9위까지 내려앉았다. 경쟁사 한화와 HD현대가 굵직한 M&A로 몸집을 불려 추월하는 동안 제자리에 머무른 탓이다.

물론 새로운 도전이 전혀 없진 않았다.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나 메쉬코리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휴젤 등 혁신 기업에 손을 뻗었는데, 이들을 통째로 인수하기보다 사모펀드와 손잡고 전략적으로 지분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대어' 두산인프라코어는 검토 단계에서 발을 뺐다. 그보다 매각 시도가 두드러졌다. GS건설 자회사 GS이니마, GS엘리베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GS 주력인 ▲정유·에너지 ▲유통 ▲건설 등 사업을 들여다봤을 때 변화를 줄만한 부분이 마땅찮고, 오너일가 자체가 보수적인 가풍을 띠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태수 회장이 일부 바꿔놓긴 했지만, 허창수 회장 시절부터 GS는 워낙 M&A에 신중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따라서 GS가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하려면 눈에 보이는 변화를 도모하는 것은 물론, 공격적인 투자로 굵직한 포트폴리오를 추가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촌 경영'의 영향인지 GS는 타 기업에 비해 M&A에 적극적이지 않고, 그런 만큼 혁신에 둔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허태수 회장으로서도 재임 중 기업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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