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플랫폼 수익 확대에 역대급 호실적 신규 고객 지속 확대···가계대출은 성장 둔화수신 확대 '선순환'···동남아 시장 진출도 순항
카카오뱅크는 6일 오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242억원, 3분기 누적 355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0.1%, 27.3% 증가한 수치로, 설립 이래 역대 최대치다.
카카오뱅크가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트래픽 증가와 수수료·플랫폼 부문의 성장이 첫손에 꼽힌다. 가계대출은 전 분기 대비 8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폭 넓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의 9월 말 고객 수는 2443만 명으로 1년 만에 신규 고객 215만명이 늘어났다. 또한 3분기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74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52만명으로 전년 대비 1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수신, 여신 잔액은 각각 54조3000억원, 4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신 잔액은 전년 대비 8조6000억원 넘게 늘었고, 요구불예금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모임통장은 게시판 기능 추가, 전용 카드 출시 등 지속적인 사용성 개선을 통해 이용자 수와 잔액이 각각 1100만명, 8조원으로 늘어났다.
또한 카카오뱅크의 3분기 누적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22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대출 비교 서비스, 투자 서비스 실적 성장에 힘입어 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수익을 더 늘리기 위해 대출 비교 서비스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출 비교 서비스는 카카오뱅크가 상대적으로 늦게 출시했지만 최근 1년 이내에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며 "현재 대출 비교 서비스는 신용대출에 국한돼 있지만 앞으로는 주담대 등이 추가돼 전국적인 수익 규모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성장이 제한된 가계대출 대신 개인사업자 등 기업 대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억 초과 신용대출, 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내년 출시하면 대출 성장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는 수신조달비용이 낮아 경쟁사 대비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고 앱의 편의성도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아직 규제 논의가 많지 않은 개인사업자 등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 성장을 이어가겠다"며 "내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보증부대출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보증부대출 비중을 높여 신용대출과 보증부대출의 비중을 50대 50으로 맞출 계획이다. 김 COO는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출 이용자로만 보고 있진 않다"며 "(개인사업자가)다양한 형태의 금융 니즈를 해소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내년 대출 성장 전망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COO는 "경영관리계획에 대한 금융당국과의 추가 논의가 내년 2~3월에 이뤄진 뒤 계획이 수정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목표를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안정적인 대손비용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김 COO는 "올해 대손비용률은 0.65%~0.66%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대폭 개선된 모습"이라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 우려가 많았지만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증부대출에 연체율이 높은 대출이 포함돼 상당 기간 연체율과 대손비용률 부담은 높아질 것"이라며 "시중은행 대비 중저신용자와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높아 더 높은 대손 커버리지를 유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 수수료율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앞으로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수익의 절대적인 규모를 키우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뱅크는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를 앞세워 글로벌 역량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김 COO는 "슈퍼뱅크가 기존 디지털뱅크 사업자보다 빠르게 여신·수신·고객 수를 늘릴 수 있었던 건 그랩의 에코시스템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인도네시아의 기존 디지털뱅크와 달리 슈퍼뱅크의 많은 상품과 서비스는 카카오뱅크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성장전략을 태국에서 확장해 적용해 보고자 한다"며 "태국에서 가상은행 라이선스를 성공적으로 취득한다면 인도네시아에서 접근했던 방식에서 더 나아가 프론트엔드와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자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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