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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잘 나가는 조선, 자만하긴 이르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잘 나가는 조선, 자만하긴 이르다

등록 2024.11.06 18:37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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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10년 만에 찾아온 K-조선 호황기. 선박 블록을 쌓아둘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일감이 넘쳐나는 시기다. 국내 조선사들의 평균 가동률은 100%를 넘어섰고, 수주액은 일찌감치 지난해 기록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실적도 함박웃음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169척(해양 1기 포함)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 130% 이상을 초과 달성했다. 수주 금액으로는 188억4000만달러다. 한화오션은 올해 연간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올해 현재까지 31척(61억달러)을 수주했다. 지난해 수주 금액(35억2000만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월 LNG운반선 3척과 이달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4척을 수주하는 등 쾌거를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이들은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코앞에 둔 상황이다. 호황에 힘입은 채 고부가가치 중심의 선박 수주를 전략 삼아,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유일하게 적자 고배를 마셨던 한화오션 역시 상선·특수선의 수익 개선을 등에 업고 연간 흑자전환을 향해 질주 중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다른 산업들이 끝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의 어깨는 우뚝 서 있다. 전 세계 경기 흐름은 계속해서 악화하지만 그 속에서 성장하는 조선업계이기에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방심은 금물이다. 오래간만에 맞은 황금기지만, 꽃이 언제 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잘 나갈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도록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중국 조선사는 한국 조선 업계를 추월했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 수주 점유율에서 앞선 상태고, 상선부터 고부가가치 선박까지 수주에 나서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과거 중국 조선사는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앞세웠으나 질적인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국내 기업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았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은 최근 선박에 대한 질적 경쟁력을 높이려 나서면서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친환경 선박 50% 이상을 자국에서 생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선박의 양질을 다잡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조선사 1위, 2위 기업이 합병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조선사 HD현대중공업의 약 4배에 달하는 '공룡 조선사' 탄생이 예고됐다. 이들 합병이 성사되면 친환경 선박과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을 노린다는 방침인데, 그렇게 되면 국내 기업이 주력하고 있는 수주 전략과도 겹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기업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감은 계속 쌓이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나 한편으론 긴장을 늦춰선 안 되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사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다. 중국 역시 전 부문에 걸쳐 기술력을 높이는 데 공들이고 있는 만큼, 우리도 지금보다 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형성해야 할 시점이다. 경쟁국의 성장과 앞으로 다가올 불황을 철저히 대비해, 글로벌 업계 내 우위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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