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효과···한전, 하반기 '호실적' 전망다만 누적적자·부채는 '여전', 하루 이자만 122억"주택용 전기요금 원가 밑돌아, 추가적 인상 필요"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한전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25조3095억원, 3조1787억원으로 추정된다. 예상대로라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 전 분기 대비 154% 수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4분기도 실적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다. 최근 단행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부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에서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올 하반기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재무구조 위기에 허덕이던 한전은 이로써 한숨 돌린 모습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달부터 평균 9.7%, kWh(킬로와트시)당 16.1원 인상됐으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막대한 누적 적자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SMP(전력도매가격) 하락도 회사의 재무적인 부담을 한층 줄였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을 말한다. 지난달 통합 SMP는 kWh당 117.24원으로, 2022년 12월 최고치였던 267.63원보다 150원가량 감소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SMP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200조원 규모의 부채를 해소하기엔 갈 길이 멀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한전의 누적 적자는 41조원, 부채는 203조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 비용만 약 122억원이며, 1년 이자로는 무려 4조4000억원을 넘게 지불하고 있다. 이번 요금 인상 조치로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7조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나 대부분 이자를 납부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올해 정부에선 한차례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렸으나,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인상된 후 1년 반 동안 동결 상태다. 치솟는 물가와 서민 경제 부담을 감안해 섣불리 단행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종합감사에서 "올해는 더 이상 (요금 인상을) 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부득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은 민생과 서민경제에 어려운 부분이 있어 고육지책 하나로 방안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과 서민들의 부담 증가로 올해는 추가 인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지난 6일 김동철 한전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주택용 전기요금이 아직 원가를 밑돌고 있는 만큼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당국과 물가 및 석유·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원가 인상 요인이 다 반영되지 못했다"며 "오는 2027년 말까지 사채 발행이 2배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격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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