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엔허투 제형변경 독점계약···기업가치 24조 ↑추가 기술이전 자신, TPD 등 확장 가능성 시밀러·테르가제 본궤도···수익성 대폭 개선
최소 '1조4000억원' 받는다···키트루다SC 임상3상 9월 종료
12일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내년부터 매출 1000억원대를 넘어서고 이듬해인 2026년에는 4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며 외형 성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매출액은 2025년 1280억원, 2026년 38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5년 520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하고 2026년엔 약 455% 성장한 28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5년간 알테오젠이 매출 5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65억원을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이전까지 회사의 매출액은 2020년 424억원, 2021년 387억원, 2022년 288억원 수준이었다.
매출 대부분은 피하주사(SC) 제형 플랫폼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의 기술료에서 나왔다. 'ALT-B4'는 알테오젠의 독자적인 하이브로자임 기술을 적용해 정맥주사(IV) 제형을 SC제형으로 변경해 주는 플랫폼 기술이다. 피부 내 히알루론산층에 통로를 만들어 대용량의 항체의약품을 피하주사로 투약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미국 할로자임과 알테오젠만이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MSD(머크), 인도 인타스, 스위스 산도스 등 글로벌 제약사 4곳과 'ALT-B4'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수출 수익은 임상 진행에 따라 단계별로 입금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ALT-B4'의 독점적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면서 알테오젠의 성장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알테오젠은 지난 2월 MSD와 세계 매출 1위 항암제 '키트루다(일반명 펨브롤리주맙)'의 SC제형 개발을 위해 'ALT-B4'를 독점 적용하는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0년 비독점 계약에서 독점으로 라이센스 사용권을 변경함에 따라 회사는 계약금 2000만 달러(한화 약 260억원)를 추가로 받게 됐다.
또 회사는 제품 허가, 향후 판매 등 조건 성취에 따라 최대 4억3200만 달러(한화 약 5750억원)의 추가 마일스톤과 마지막 마일스톤 달성 이후 순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선 계약 과정에서 확보한 마일스톤을 더하면 MSD로부터 약속된 현금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상업판매에 따른 로열티까지 발생한다면 연간 수천억원 이상의 현금흐름이 전망된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250억달러(한화 약 35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항암제다. 키트루다SC 임상 3상은 지난 9월 종료된 상태로, 임상 결과가 언제 공개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언제 받느냐에 따라 알테오젠의 마일스톤 수령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MSD가 내년 상반기 중 탑라인 데이터를 토대로 FDA 허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암종 불문' ADC 성장세···'SC제형' 패러다임 전환
최근에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4000억원 규모의 독점적 라이선스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2000만달러(한화 약 280억원)이고, 제품 개발과 허가, 판매 실적에 따른 총 마일스톤 규모는 2억8000만달러(한화 약 3917억원)다. 판매 로열티는 별도이며, 시판 후 판매 마일스톤을 달성하면 정해진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에 ALT-B4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ADC는 표적약제인 '단일클론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독성 페이로드'(약물)를 링커를 통해 하나로 결합한 접합체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하고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DC는 '엔허투'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모달리티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 360억 달러(한화 약 5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엔허투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전이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 등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입증해 왔다. 또 다른 암들에서도 효력이 기대되는 임상 결과를 잇달아 공개하면서 세계 최초의 '암종 불문 항암제'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8회에 걸쳐 엔허투를 다양한 암종의 적응증에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엔허투 판매액은 약 27억8000만 달러(한화 약 3조8528억원)에 달하며, 향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알테오젠의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ADC 치료제는 히알루로니다제를 사용해 SC제형으로 개발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성공할 경우 개발 패러다임이 IV에서 SC제형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DC는 페이로드의 독성 문제로 용량을 많이 올리지 못했다. 정맥에 직접 주사하는 (IV제형) 경우 많은 양의 약물이 일시적으로 주입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로 투약하면 투입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ADC 치료제에 함유된 히알루로니다제 투입량을 조절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하며 SC제형 ADC 개발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추가 기술이전 자신···"패스트 팔로워로 시장 침투력 ↑"
알테오젠은 높아진 글로벌 위상과 시장성을 기반으로 추가 기술이전을 자신하고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기반으로 한 제형변경 기술은 환자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방어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할로자임의 'PH20'은 2030년, 알테오젠은 2040년까지 보호를 받기 때문에 특허 만료일 측면에서 후발주자인 알테오젠이 우위에 있다.
또 알테오젠은 '제품'에 대한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다양한 업체와 계약이 가능하다. 반면 할로자임은 타깃 독점 계약으로 묶여있어 확장성이 제한돼 있다. 현재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등이 'PH20'을 활용 중인데, 타깃 독점 계약으로 인해 동일 기전의 의약품은 할로자임의 플랫폼 기술을 쓸 수 없다.
물질적으로도 'ALT-B4'가 더 안정돼 있다. 회사에 따르면, 단백질은 열에 취약해 기능을 잃기 쉬운데, 지속성을 결정하는 열 안정성과 면역원성은 ALT-B4가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제형변경 플랫폼 시장 자체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 달러(한화 약 1조3900억원)에서 연평균 9% 성장해 2036년에는 120억 달러(한화 약 16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 불과 1년 전 알테오젠의 주가는 6만원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매출 1조가 넘는 할로자임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받고 있다. 11일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23조7535억원의 코스닥 1위 기업이다. 할로자임의 시가총액은 약 11조(78억 달러)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올해 포브스가 발표한 2024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23위(14억3000만달러)를 차지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복수의 회사들과 추가 기술이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중이다. 제품 독점 계약 방식을 채택한 건 (타깃 독점 계약보다) 더 유리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치료제에 적용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마일스톤 규모가 작더라도 오히려 패스트 팔로워로서 침투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전했다.
'시밀러·테르가제' 내년 매출 본격화, 中 마일스톤 수령
알테오젠은 'ALT-B4' 기술료 수익 외 자체 제품을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체 개발한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단독제품 '테르가제'에 대한 시판 허가를 획득하고, 최근 파마리서치와 국내 판매 마케팅 및 영업에 대한 공동 프로모션(Co-promotion)계약을 체결했다. 테르가제는 현재 양산 과정을 거쳐 시판 준비를 마쳤다.
히알루로니다제 단독제품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증이나 부종의 관리 혹은 약물 흡수를 빠르게 하는데 사용된다.
테르가제는 현재 임상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동물유래 히알루로니다제와 달리 부작용 발생 위험이 낮고 항-약물 항체(ADA)가 발생하지 않아 반복적인 시술이 가능하다. 동물 유래 제품은 소나 양 등 동물의 정소에서 추출해 생산하기 때문에 이종 단백질의 투여로 인한 알러지 부작용, 품질 이슈 등이 문제 돼 왔다. 회사 측은 테르가제가 높은 안전성과 순도를 기반으로 출시 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테오젠이 개발한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ALT-L9'는 자회사인 알토스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와 유럽 등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알토스바이로직스가 임상을 진행했다.
아일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약 12조 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치료제다. 알토스바이로직스는 ALT-L9을 2025년 특허 만료를 기점으로 판매가 가능하도록 일정에 맞춰 품목허가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또 권역별로 가장 판매할 수 있는 업체와 판권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당초 목표 출시 시점을 유럽 특허 만료에 맞추었기 때문에 2025년 말까지는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품목허가 시점은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 밖에도 회사는 중국 치루 제약에 기술을 이전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ALT-L2'가 지난 7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 산하 국가약품심사평가센터(CDE)의 품목허가를 받으며 향후 10년간 판매 금액의 일정 비율(비공개)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품목허가에 따른 마일스톤은 수령한 상태로, 금액은 비공개다.
한편, 회사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계열사 합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알토스바이오로직스의 알테오젠헬스케어 흡수합병 계획을 공개했다.
존속회사는 알토스바이오로직스이며, 알테오젠헬스케어는 소멸된다. 합병기일은 다음 달 30일이다.
알테오젠헬스케어는 계열사였던 세레스에프엔디와 엘에스메디텍의 합병법인이다. 기존 자회사별 영업 마케팅 조직을 재편해 알테오젠 상업화 제품의 국내외 비즈니스를 통합 담당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합병 후 사명을 변경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알토스바이오로직스에 합쳐지게 됐다.
회사 측은 "펀딩 등 여러 이유로 자회사를 만들었으나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경영 조직을 통합하게 됐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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