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KRX 시장감시위원회 역할 확대···시스템 고도화해야"

거래소, 2024 건전증시포럼 개최

사진 = 김세연 기자

불공정 거래 수법 진화, 내년 상반기 대체거래소(ATS) 도입 등에 따라 시장감시위원회 중요성 확대,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해외 자유규제기관(SRO)과 비교해 시장 감시체계의 제도와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0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여의도 본사 컨퍼런스 홀에서 '2024 건전증시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은 2005년부터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자본시장 건전성 제고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과제 발굴과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취지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비롯한 학계, 법조계, 금융투자업계, 관계기관 등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했으며,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와 자손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장 감시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은 먼저 자율규제기관의 시장 감시 중요성이 확대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황 연구원은 "불공정거래가 강화된 만큼 불공정거래 수법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감시망을 회피하는 지능적 신 유형 초장기 시세조종이 출현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대규모·조직화되고, 추정 부당이득 금액 규모도 대형화 추세"라고 전했다.

지난해 주요 불공정거래 혐의통보계좌는 사건당 평균 31개로 전년(20개) 대비 55%(11개) 증가, 사건당 평균 추정 부당이득 금액은 약 79억원으로 전년(46억원) 대비 71.7%(33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해외 자율규제기관(SOR) 실행 현황과 비교해 시장 감시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 해외 주요 자율규제기관은 회원사에 대한 감리와 시장 감시 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우리 한국거래소는 그 외에 심리나 분쟁 조정 같은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면서 "시장 감시나 회원 감리는 자율규제 기구 본연의 업무 역할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업무 성격에 맞는 다른 전문성이 요구될 텐데 이 부분에서 어떻게 강화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심리는 불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질적인 불공정 거래 조사 업무 일환이며, 분쟁 조정은 양 당사자의 의견을 조율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려야 하는 업무다.

혐의 판단 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해외 주요 자율 규제 기구는 회원사나 회원 관련 개인을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국내는 이에 비해 조사 방법이 제한적이고, 법적인 강제력도 없으며 거부할 수 있는 권한 또한 규정돼 있지 않다보니 이런 부분에 있어 한계가 있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지경 삼일회계법인 이사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도입한 통합　감시체계 구축 사업 사례를 예로 들어 불공정거래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김 이사는 "한국거래소 시장 감시 시스템은 회원사로부터 주문 식별 정보 위주로 수집하며 심리 필요시 개인정보 징구, 시장 감시 위한 수집 정보가 범위가 제한적"이라며 "반면 미국은 통합감시체계 시스템을 도입해 국가 단위로 전체 거래소, 회원사 대상 통합감시추적시스템(CAT) 구축, 모든 거래에 대한 고유식별정보, 거래조정보를 수집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우 심리 필요시 KRX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요청하는 개인정보 송부 건마다 회원사의 별도 마스킹, 블러처리, 비효율이 발생한다. 미국은 개인정보수집시스템을 통해 회원사의 모든 내·외국인 고객 개인식별정보(TID)암호화를 수집하고 제공한다. 미국은 2020년 CAT 도입 이후 주식거래 감시 기능이 크게 강화 됐으며 거래소를 경유하는 모든 거래주문 확인이 가능해졌다.

김 이사는 "넓은 업무영역을 체계적으로 담당하는 시감위의 강점을 강화하되 ATS 출범, 불공정거래 지능화 등 환경변화를 고려한 시장감시체계 강화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