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물에 이틀 연속 약세···자취 감춘 주가 부양 효과이날 주식 매수 시작, 자사주 매입 등 추가 주주환원 기대도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보통주 100만주, 우선주 14만주의 자사주 매매를 신청했다. 실제 체결된 수량은 보통주 14만5000주, 우선주 2만300주로 신청 수량의 14.50%를 각각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1년간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내용의 주가 부양책을 제시했다. 우선 내년 2월 말까지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장내 매수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매입 후 소각 예정인 보통주는 5014만4628주, 우선주는 691만2036주다. 지난 18일 자사주 매입 기간이 시작됐지만 지난 이틀 동안 매입 신청은 없었다.
대대적인 자사주 매수가 시작됐음에도 주가는 5만원대 중반에서 힘을 받지 못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78% 하락한 5만53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0.71% 하락 마감했다. 자사주 매입 공시 전·후인 15일에 7.21%, 18일에 5.98% 급등한 뒤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약세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5일 하루 동안 순매수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외국인은 3576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기간 개인은 2167억원어치, 기관은 8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 약세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직후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효과가 오래 이어지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결정은 일정 수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특효약으로 작용하지 못한 가운데,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 오너가의 담보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취득 공시 당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담보 가치 하회액은 마이너스 1516억원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오너가가)담보 비율이 낮은 거래 기관으로 변경하는 것과 삼성물산 일부 지분의 신규 담보 설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담보의) 평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이 추가 발표될 개연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우리은행·하나은행·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 등과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대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 담보 유지 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주가가 담보 유지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오너 일가가 금융사로부터 마진콜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수 일가의 담보 대출 조건 유지를 위해 삼성전자 주가는 홍라희 여사의 경우 5만8300원, 이부진 사장은 6만3100원, 이서현 대표는 5만8700원을 상회해야 한다"면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향후 삼성전자가 최소 19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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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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