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익 23.4조원 추정삼성전자 DS는 17조~18조원대로 관측사상 첫 SK하이닉스가 우위 차지할 듯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 66조1871억원, 영업이익 23조4920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02%가량 증가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작년 영업손실(7조7303억원)을 만회하고도 남는 규모다.
무엇보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 이어 연간 영업이익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추정치로 볼 때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7조~18조원대로 예상된다.
만약 양사 모두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가 약 5조~6조원가량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을 앞설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간 삼성전자 DS부문이 왕좌 자리를 놓친 적 없었지만 이번에 연간 영업이익에서 뒤처지게 된다면 SK하이닉스에 처음으로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이미 올해 3분기 누적에서도 SK하이닉스가 3조원 이상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DS부문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약 55억원의 간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3분기 들어서면서 판세는 뒤집혔다. 3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이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보다 2배 가까운 7조300억원을 거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약진은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와 맞물려 개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경우 HBM 시장 큰손인 엔비디아를 주요 거래처로 확보하지 못했지만 SK하이닉스는 진즉부터 엔비디아 대부분의 물량을 소화하며 이익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SK하이닉스의 승승장구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혜안도 재조명 받고 있다. 외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8일 뉴스레터를 통해 글로벌 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인(CEO)을 빗대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한국의 젠슨"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AI 수혜를 받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인수를 주도하고 연구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등한시했던 HBM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 노력 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부문 위상을 찾기 위해 최근 조직쇄신을 꾀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올해 안에 흐름을 되돌리기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반도체 부문 인사다.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으며 직접 진두지휘에 나섰고 파운드리사업부장은 기술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한 한진만 사장이 새롭게 이끌게 됐다. 또한 DS부문에 파운드리사업부 CTO 보직을 신설하고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전문가인 남석우 사장을 선임했다. 기술직 임원들을 대거 앞단에 포진한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D램 내 HBM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HBM 내 고전 중이다. 여기다 주력해왔던 범용 D램은 중국 업체의 저가물량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5달러로 전월 대비 20.6%가량 하락했다. 이는 PC 판매 둔화에 의해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싼값에 물량을 쏟아낸 데 따른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전반에 타격이 있겠지만 HBM 수익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보다는 삼성전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더구나 미국 상무부가 HBM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발표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에 퍼질 영향도 관건이다. SK하이닉스는 HBM 내 중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보다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 시장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7조90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일반 D램 가격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HBM 비중 확대를 통해 다시 한번 시장대비 차별화된 가격 흐름을 시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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