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 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상 계엄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야간 선물 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와 환율 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 높다"고 진단했다.
1980년 1월 코스피 지수가 계산되기 시작한 이래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적이 없었던 만큼 주식시장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도세가 종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6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이는 지난 8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6시간 만에 계엄 사태가 종료돼 투자자들 입장으로서는 블랙스완급의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라며 "무엇보다 1980년 1월 1일 코스피 지수가 계산되기 시작한 이래로 비상 계엄령이 발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과거의 데이터를 가지고 향후 주식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도세가 위축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 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소지가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개장 직후 나타날 수 있는 투매 급의 움직임에 반응해 포지션 교체에 나서기 보다 달러·원 환율 변화를 지켜보면서 관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계엄 사태 종료와 더불어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나서고 있어 주가 하락시 저점 매수하는 대응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상목 부총리는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고, 한국은행도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금융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됐고, 금융당국이 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응한다는 점에서 간밤 한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이슈가 빠르게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 시, 매수 대응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가가 장초반 급락할 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7시께 정은보 이사장 주재로 2차 비상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날 증권시장 및 파생상품시장 등을 정상 운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2시경 국회가 긴급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했다. 윤 대통령도 이를 수용함에 따라 이날 오전 4시 30분쯤 국무회의에서 계엄해제안이 의결됐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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