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 고환율 기조 지속···조선업계는 '웃음'다만 함정 등 해외 수주 프로젝트 제동 가능성도 금융·외환 시장 변동성↑···장기화 시 타격 불가피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 중반에서 주간 장을 마감했다. 계엄령과 탄핵정국으로 인해 국내 정세 혼란이 가중되면서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환율은 1446.5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계엄이 해제됨에 따라 1406원대로 떨어지면서 안정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탄핵 이슈로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환율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고환율은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선사들은 선박 결제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 매출이 자연스레 증가한다. 여기에 조선사들의 수주 금액은 최소 수천억에 달하는 고액 거래여서 계약 시점부터 인도 시점까지 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는 단기적인 수혜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히려 높은 환율이 장기간 이어지면 수입으로 의존하는 원자재와 부품 구매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조선업은 달러로 대금을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매출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하지만 이와 동시에 원자재 가격 부담도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수주가 해외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정세 혼란이 지속되면 해외 고객사의 신뢰 하락과 수주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서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해외 수주 우선순위가 밀리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업계 걱정도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계엄령 여파로 국내 방산업계 전반에 불똥이 튀면서 함정 수주를 준비하는 조선업계도 유탄 맞을 수 있는 목소리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현재 캐나다, 폴란드 등 주요 해외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인데, 정치적 리스크로 사업 추진에 발목 잡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가 신뢰 하락의 위험성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함정 수주의 경우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에 돌입한 단계는 아니어서 계엄령 여파로 인한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돌발 이슈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산업 전반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10년 만에 호황기를 누리고 있던 국내 조선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모든 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근본적으로 정국이 안정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등 주식시장도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 당장으로썬 미미하겠으나 장기화되면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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