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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국의 침공, 방어선 무너진 유럽

산업 에너지·화학 흔들리는 K배터리

중국의 침공, 방어선 무너진 유럽

등록 2024.12.18 14:35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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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ATL, 유럽에 세 번째 공장 보유···BYD도 합세美·中 갈등에 유럽 부상···中 활동 반경 넓힐 듯값싼 LFP 시장 관심 ↑···K배터리 '맞불 작전' 공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 시장을 향해 잰걸음을 놓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침공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수 시장을 적극 지원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위주의 '투트랙'을 구성해 유럽으로 해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유럽 방어선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올해부터 심화된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유럽에서 잇달아 부진을 겪었고, 가동률과 점유율까지 덩달아 하락하면서다. 국내 업체들은 내년부터 중국의 대표 제품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급하거나, 유럽에 생산 거점을 늘려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양국의 유럽 시장 주도권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中 거센 파도···유럽과 합작 공장까지 '착착'

중국의 침공, 방어선 무너진 유럽 기사의 사진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자국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내수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워왔다. 자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내수 시장 키우기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370만대 중 중국이 820만대를 판매하며 판매상단 1위를 기록했다.

내수 시장 공세에 연간 누적 점유율도 높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 BYD(비야디)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3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다만 내수 시장 키우기에 집중하던 중국은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대(對)중국 관세 정책 일환으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중국 입장에서는 달가운 소식은 아니지만, 미중 무역 갈등으로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렵고, 내수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성장률이 높은 유럽 시장 진출이 필요한 상태다.

먼저 다국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는 이달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와 스페인에 LFP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지분은 양사가 각각 50%씩 나눠가지기로 했으며, 총투자 금액은 약 6조1683억원이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6년 말 완공 예정이며, 최대 5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

CATL은 이로써 유럽에 세 번째 공장을 가지게 됐다. 독일 튀링겐에는 연 14GWh 규모의 LFP 공장이 가동 중이고, 헝가리 데브레첸에는 100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외에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BYD도 헝가리와 튀르키예에 각각 공장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 내에서 존재감이 없는 만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2022년 1~9월 비(非)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국내 3사가 55%, 중국 CATL과 BYD는 합산 12.9%에 그쳤다. 다만 올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3사가 46%, 중국은 30.3%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존재감 측면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중국 입장에서는 수출길이 막힌 셈"이라며 "유럽 전기차 시장은 미국보다 크기도 하고, 유럽도 전기차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중국은) 앞으로도 활동 반경을 넓힐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LFP냐 NCM이냐···값싼 中 제품 선호도 '쑥'


중국 기업의 대표적인 제품은 저가형 LFP 각형 배터리다. 국내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밀도가 낮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이에 따라 테슬라,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잇달아 중국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삼원계 NCM 기반의 파우치·각형 배터리로 중국에 대응하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는 LFP 배터리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에너지밀도와 주행거리 측면에서는 LFP 제품보다 월등하다. 국내 배터리 사들은 그간 삼원계를 앞세우며 LFP 양산을 미뤄왔지만, 최근에는 LFP 배터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SNE리서치 집계 결과 유럽 내 각형 배터리 비중은 2019년 19%에서 지난해 49%로 늘어났다. 파우치는 기존 46%에서 35%로 감소했다.

강대강 붙었다···K배터리, 中 반격의 카드는


국내 배터리 3사도 중국의 공세에 반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가격은 낮추고 안전성을 올린 제품을 출시해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이로써 양국은 전기차 배터리 격전지인 유럽에서 내년 또 한 번 맞붙을 전망이다.

회사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프랑스 르노그룹에 총 39GWh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공급 기간은 내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이며, 해당 물량들은 전부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돼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다. 이번 계약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LFP 배터리를 수주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헝가리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SDI도 생산 능력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현재 헝가리 괴드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두고 있으며, 생산능력을 기존 30GWh에서 60GWh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증설 추진이 마무리되면 향후 시장 점유율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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