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에 탄핵정국까지···내년 제조업·수출 우려 커졌다

산업연구원·한경협·무역협회 "전망 어둡다" 한 목소리

내년 수출 증가율 1.4% 그칠 듯···"정부 역할 중요"

사진=박혜수 기자

내수 부진 장기화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탄핵정국까지 겹치면서 제조업과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업연구원과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내년 수출·산업 관련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일제히 발표했다.

먼저 산업연구원은 이날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지수(PSI) 조사 결과 내년 1월 제조업 업황 현황 PSI가 75로 12월 전망치(96)보다 21포인트(p)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70)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의 내년 1월 PSI 전망치는 12월 전망치(124)보다 무려 59p 떨어진 65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PSI는 이미 이달 82로 전월(100)보다 18p 하락하면서 지난달까지 이어온 18개월 연속 기준치(100) 상회 기록이 깨졌다.

이날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2025년 1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지수(EBSI)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1∼3월) EBSI는 96.1로, 4분기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EBSI는 지난해 4분기 97.2에서 올해 1분기 116.0으로 급등하며 기준선(100)을 웃돌았고 2분기 108.4, 3분기에도 103.4를 유지했다. 하지만 내년 1분기 전망치는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한 10개 품목이 기준선을 밑돌아 내년 1분기 수출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EBSI는 올해 1∼4분기 103.4, 148.2, 125.2, 135.2 등으로 기준선을 크게 웃돌았으나 내년 1분기 전망치는 64.4로 떨어졌다.

허슬비 무역협회 연구원은 "주요 수출 기업들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기업들은 주요국 통상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원자재 수급 관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한경협도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발표하고 내년 전체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수출 증가율 전망치 2.2%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내년 바이오·헬스(5.3%)와 일반기계(2.1%), 석유화학·석유제품(1.8%), 전기·전자(1.5%), 선박(1.3%) 업종은 수출 증가가 전망됐지만 자동차·부품(-1.4%), 철강(-0.3%)은 수출 감소가 예상됐다.

이에 대해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저하하는 규제 입법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