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CEO 신년사로 내실경영 한 목소리지난해 3분기 기준 평균 원가율 93% 육박환율 상승으로 자잿값 추가 상승 가능성도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 대표들은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방침을 발표했다. 공통된 키워드는 내실경영이다. 건설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탄핵정국으로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실적에 적신호가 켜질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선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 원자재 가격 안정화 지연, 탄핵 정국으로 인한 경제지표 불확실성이 건설시장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안전 우선 경영과 내실 경영을 통해 리스크를 해소하고 철저한 수행관리를 통해 재무안전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신년사에서 현금 흐름 관리와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사업 환경을 되돌아보면 급변하는 세계 및 국내 정세와 건설경기의 어려움 속에서 많은 도전이 있었다"라면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필요한 투자는 과감히 중단하고 고정비를 철저히 절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SK에코플랜트의 장동현 부회장과 김형근 사장도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영이 예상된다. 재무 안정성 확보와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완성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중견 건설사 역시 내실경영과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이사는 "건설업계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는 현시점에서 회사의 수익성 개선은 생존과 지속가능 성장에 직결되는 필수과제가 됐다"며 "기본에 충실한 내실경영을 실천하고 핵심역량을 재점검해 수익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호건설 조완석 사장은 원가관리의 방향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조 사장은 "수주는 수익성이 확보된 양질의 사업장을 선별하여 추진하고,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내실의 성장이 중요하기에 수주 추진 단계부터 철저한 원가분석과 견적을 통한 수익성 분석 그리고 사업리스크 분석 등 리스크 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CEO들이 내실경영에 한목소리를 낸데에는 지난해 건설업계 화두였던 원가율이 올해도 건설사를 괴롭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0대 건설사 평균 원가율(삼성물산 제외)은 93%에 육박한다.
현대엔지니어링(95.88%)이 가장 높았고 이어 현대건설(95.78%), SK에코플랜트(93.60%), 대우건설(93.36%), 포스코이앤씨(92.72%), 롯데건설(92.49%), GS건설(91.75%), HDC현대산업개발(91.03%) 등이 90%를 넘었다. DL이앤씨(89.06%)만 홀로 80%대 원가율을 기록했다.
원가율 상승 이유는 인건비와 건설자재값 등 공사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0.32로 2020년 100 대비 30% 상승했다. 문제는 올해도 공사비 인상 요인 크다는 전망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1400만원을 넘어 15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레미콘, 철근, 콘크리트 등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의 원가 부담이 높아진다. 특히 레미콘, 철근 제조기업의 생산비용이 단기간에 치솟으면 건설사에 매입가격 인상을 요청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불황 속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건설사들의 고난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원·달러 환율마저 1500원선 돌파를 위협하고 있어 원가관리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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