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미청구공사액 20조원 육박미분양 증가·공사비 갈등 사업장 증가 영향재무건전성 우려 커져··· "보수적 관리 필요"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19조593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68%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액이 줄어든 곳은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두 곳뿐이다.
미청구공사액은 아직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계약 자산이다. 발주처로부터 받을 예정인 미수금으로 회계상 손실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된다. 다만 공사비를 받지 못할 경우 남은 미청구공사액이 모두 손실이 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10대 건설 가운데 현대건설은 미청구공사액이 줄어들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말보다 2.9% 감소한 5조1819억원이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금액이 많은 이유는 1000억원 이상의 대형 사업장이 비교적 많기 때문이다. 특히 파나마 메트로 3호선(1943억원), 베트남 꽝짝1 화력발전소(2744억원)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
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말 1조8444억원에서 올해 3분기 2조7331억원으로 48.2% 증가했다. 이는 10대 건설사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다만 대부분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현장에서 발생해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가능성 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기간 33.2% 증가한 1조3083억원을 기록했고 롯데건설은 30.8% 늘은 1조8545억원 기록했다. 이어 ▲대우건설 1조6318억원(26.0%), ▲현대엔지니어링 1조6235억원(13.3%), ▲SK에코플랜트 1조2401억원(9.8%), ▲GS건설 1조3409억원(5.8%), ▲DL이앤씨 9360억원(5.3%)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건설사다.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말 1조9504억원에서 10.6% 감소한 1조74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고 공사비를 두고 마찰을 빚는 사업장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선 주택 미분양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공사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가 적지 않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미분양 주택은 전월(1만7262가구) 대비 1045가구(6.1%) 증가한 1만 8307가구로 2020년 7월(1만8560가구)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치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이 1만4464가구, 수도권이 3843가구다. 미분양 주택은 계약금, 중도금이 유입되지 않아 공사비 회수가 어렵다.
아울러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공사를 마치고도 장기간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수금 싸움'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지 경제 상황이나 정권·정세 변화에 따라 공사대금을 받을 기약이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미청구공사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을 해놓고 돈을 못 받은 금액이 늘어나면 흑자부도가 날 수도 있는 등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업황에 등락이 있는 건설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