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내부통제 질적 개선 어렵다는 사실 실감"친인척 정보 등록하고 익명 신고 시스템 가동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사업부별 맞춤형 컨설팅
이복현 금감원장은 19일 20개 국내은행 은행장과 간담회를 열고 실질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까지도 고위 경영진이 연루되는 등 대형 금융사고 재발을 목도하면서 내부통제의 질적 개선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조직문화를 과감히 쇄신하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구현하는 한편 IT리스크 관리에 경영진이 앞장서달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요구가 거세지자 은행들도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대규모 부당대출이 발생한 우리은행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를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했다. 임원 본인 및 친인척의 개인(신용)정보를 등록하고 실제 대출 심사에 반영해 은행 등 취급 자회사에서 친인척 대출 신청 건이 발생하면 여신감리부 및 관련 임원에게 대출 신청 사실이 자동 통지되도록 만든 것이다.
또한, 우리은행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임원 친인척 대출을 포함한 여신 감리업무에 힘을 실어주고 여신감리 모니터링 결과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취급을 중단하는 프로세스도 마련했다. 내부비리 근절 대책 일환으로 익명 신고 시스템 '헬프라인'도 새롭게 도입했다.
국민은행도 고위험 기업여신·WM·글로벌 담당 책무관리 RM제도를 신설해 영업점 및 사업그룹의 전반적인 업무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또한 고위험 비즈니스의 잠재적 위험요인 및 취약분야 분석을 통해 테마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인프라도 고도화해 시스템이 탐지하는 예방 중심의 예방통제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첫 적용된 시스템은 이상 징후 탐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동일 유형·반복적 사고를 분석한다. 또한 AI를 활용한 새로운 유형의 이상징후 탐지 시스템도 금년 내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책무구조도 기반으로 내부통제체계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사업그룹별로 내부통제 맞춤형 컨설팅을 추진하고 신규사업 추진 시 '내부통제 자체점검 프로세스'를 신설한다.
AI 등 신기술도 내부통제에 활용 중이며 윤리준법실천프로그램을 확대해 직원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AI 활용 범위를 확대해 선제적 내부통제 점검체계를 고도화하고 내부통제 디지털화 견인을 위한 관리체계를 운영한다.
하나은행은 내부 법령통지시스템과 내규관리시스템을 통해 법규 및 내규를 임직원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내부고발 제도 활성화, 윤리강령 및 내부통제 교육 시행 등 부패방지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7월 금융사고 조기적발을 위한 상시감지 탐지 고도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상거래를 지속적으로 적발하고 있다. 디지털 방식의 CCTV 모니터링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며 향후 상시감지 시스템과 현장점검으로 연계감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점감사모니터링반(관제센터)을 신설해 운영 중이며 자점감사 방식도 순회감사자 수기감시에서 디지털 상시감시로 전환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온정적 조직문화 개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조직 내부적으로도 금융사고 발생시 엄정조치 등의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조직문화가 단시간에 변화되기 어렵겠지만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보완점을 찾으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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