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SK해운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MM 선정지난해 실적 급증으로 M&A 자신감···인수 거래 금액 4조원 전망2030년까지 벌크사업에 5조6000억원 투자···사업 다각화 잰걸음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은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원유운반선(탱커), LPG선, 벌크선 사업부가 포함된 인수 거래 금액은 약 4조원으로 추정된다.
HMM은 지지부진한 재매각 플랜 속에서 제 갈 길을 모색하고 있다. 15조원에 달하는 탄탄한 현금을 바탕으로 중장기 플랜을 세우며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역대 세 번째 실적을 달성하면서 인수합병(M&A) 자신감이 붙은 모양새다.
HMM은 최근 몇 년 사이 유례없는 해상물류업계 호황으로 실적 잔치를 벌였다. 지난해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점령하는 '홍해 사태'로 영업이익이 무려 5배 증가하는 호실적을 이어갔다.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피크아웃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인 관세전쟁에 시동을 걸면서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인한 해운업 위축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기준 1758.8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37.83포인트 하락했다. 이달 SCFI가 9개월 만에 2000선 밑으로 떨어지더니 5주째 하락세를 타고 있다.
HMM이 SK해운의 탱커선과 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로벌 변수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출렁이는 사업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HMM은 컨테이너 사업 매출 비중이 85%에 이르는 사실상 유일한 국적 컨테이너 선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변수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출렁이는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HMM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매출 비중이 6대 4 또는 5대 5 수준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유동성 극복을 위해 벌크선 사업 규모를 줄이며 포트폴리오를 단순화시켰고 그만큼 컨테이너선 시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
HMM은 최근 들어 벌크선 확대 전략을 추진하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2030년까지 '23조5000억원 규모' 역대 최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중 벌크 사업에 5조6000억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6척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을 2030년 110척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예측할 수 없는 업황에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상황을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연평균 매출 성장률 9%를 기록하고 3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 4%를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에서는 HMM이 SK해운 인수를 통해 컨테이너 편중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시장 대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해운이 운영하는 벌크·탱커선은 화주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 원유, LPG, 철광석 같은 원자재는 경기와 관계없이 꾸준한 운송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HMM 관계자는 "선대 확장,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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