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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HLB, 진양곤 회장 등 경영진 그룹주 매수···이유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HLB, 진양곤 회장 등 경영진 그룹주 매수···이유는?

등록 2025.03.17 14:26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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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세라닙 FDA 승인 여부 이번 주 결정일각서 승인 확신 추측HLB측 '설화' 논란 경계한 듯 해명 내놔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진양곤 HLB 회장이 연일 그룹주 매입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HLB 측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회사의 간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가 금주 결정돼 신약 승인을 확신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다트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 회장은 지난해 HLB바이오스텝 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올해도 HLB테라퓨틱스, HLB바이오스텝 주식을 매입하는 등 꾸준히 계열사 지분을 높이고 있다.

진 회장은 FDA 심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HLB바이오스텝 주식을 21만1774주 장내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HLB제넥스 주식을 8만1000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진 회장의 장내지분 매입은 속도를 더했다. 지난 1월에는 HLB이노베이션 주식을 10만주, HLB제넥스 주식을 10만주 이상 매수했고, 2월에는 다시 HLB바이오스텝 7만5200주, HLB이노베이션 13만주를 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HLB바이오스텝 주식 1만8000주, HLB이노베이션 주식 11만2407주를 추가 매입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매입한 지분은 HLB바이오스텝 40여만주(약 9억3264만원), HLB이노베이션 30만7000여주(약 8억6185만원), HLB제넥스 18만5000여주(약 15억2035만원)에 달한다.

진 회장 외 주요 그룹사 경영진도 지분 매수에 동참하고 있다. 김도연·김의중 HLB제넥스 대표이사는 이달 회사 주식 1만2710주, 1만2444주를 각각 매수했다. 김홍철 HLB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역시 이달 회사 주식 2만500주를 매입했으며, 표창민 부사장도 1만2330주를 장내매수했다. 문정환 HLB그룹 기획·인사부문 부회장과 김종호 HLB바이오스텝 대표이사 사장은 이달 각각 HLB바이오스텝 주식 1만주, 6000주를 장내매수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 회장과 HLB가 이번에야말로 FDA 신약 승인을 확신하고 지분을 사드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HLB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FDA 승인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된다. FDA는 처방약 사용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20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1일)까지 승인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승인 시 HLB는 국내 기업 최초로 FDA에 '간암 항암제' 신약 승인을 받게 된다. 모든 항암제로 범위를 넓혀도 유한양행의 '렉라자'(레이저티닙) 이후 두 번째 미국 진출 국산 항암제다. 앞서 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 종료 후 지난해 5월 FDA 승인을 기대했으나 항서제약의 제조·품질관리(CMC) 문제로 보완요청서한(CRL)을 받았고, 같은 해 9월 다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당시 FDA는 CRL을 통해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제조공정 CMC 실사 관련 이슈와 일부 임상 사이트에 대한 BIMO(생체연구모니터링프로그램) 실사 진행 불발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HLB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은 지난 1월 캄렐리주맙 CMC에 대한 추가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 CMC 실사 후 지적받은 3가지 사안에 대해 보완 완료한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FDA는 보고사항을 검토한 후 CMC 실사결과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항서제약 측은 "모든 제조 시설과 공정을 원점부터 실사한 결과, 3가지 사항에 대해 개선 요청이 있었으며,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CMC 실사보고서(EIR)는 수령하지 않았다.

다른 지적 사항인 'BIMO 실사(임상병원 등 현장실사)' 결과 역시 지난해 'NAI(보완할 사항 없음)' 판정을 받은 상태다. FDA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15일까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글로벌 3상 임상병원에 대한 BIMO 실사를 진행했고 '보완할 사항이 없다'고 판정했다.

리보세라닙은 HLB그룹의 시작을 이끈 핵심 파이프라인인 만큼 이번에 간암 신약으로 승인이 난다면 HLB는 상당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HLB 측은 지난해 승인 보류에 따라 곤욕을 치른 만큼 이번에는 끝까지 신중론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3월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 신약 승인 허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허가를 기대한다"는 수준의 통상적인 발언을 했으나, FDA 발표를 한 달 여 앞둔 IR자리에서 "허가를 확신한다"라고 말하는 등 갑자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진 회장 발언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며 HLB는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결국 CRL 수령에 따라 승인이 지연되자 HLB 그룹 계열사 8곳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시총 약 5조원이 증발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특히 진 회장은 지난 2019년 유튜브에서 한 발언을 빌미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리보세라닙 글로벌 3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한 혐의였는데, 회사가 입증하겠다고 설정한 1차 평가지표(주평가지표)가 충족되지 않은 임상을 2차 지표(부평가지표)를 내세워 '성공했다'고 발표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HLB는 최근 FDA 승인과 관련한 소문이 돌자 지난 1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신약 승인일이 다가올수록 루머는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특히 지금은 미국이 일요일이다. FDA는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린 게 없으며, 결정 통보가 오는 즉시 유튜브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니 루머에 휘둘리지 않길 당부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HLB 관계자는 최근 진 회장의 주식 매입과 관련해 "FDA의 신약 승인을 기대하는 것은 맞으나 누구도 그 결정에 대해 알 수 없는 만큼, 최고 경영자로서 지분 보유가 적은 회사를 중심으로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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