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 상폐 위기·삼성SDI는 유증···신뢰도 '급전직하'美 수입차 관세부과 직격탄···수익성 악화 불가피공매도 재개 앞두고 대차잔고 급증···추가하락 베팅
이차전지주가 연이은 악재에 주저앉았다. 대장주 금양의 상장폐지 위기와 삼성SDI가 단행한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주들의 신뢰를 잃은데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까지 더해져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음 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이차전지주의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어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이차전지 TOP 10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 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7.49포인트(0.94%) 하락한 2903.63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3% 하락한 수치로 한 해 만에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이차전지 종목인 POSCO홀딩스(2.33%), 포스코퓨처엠(4.07%), 삼성SDI(0.79%), 엘앤에프(3.09%), 에코프로비엠(2.03%), 에코프로(1.55%) 등도 하락 중이다.
최근 이차전지주는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강행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5%대 약세를 기록하자 국내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27일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차전지주 POSCO홀딩스(2.28%), 포스코퓨처엠(2.38%), 삼성SDI(3.36%), 엘앤에프(3.55%), LG에너지솔루션(1.39%), 에코프로비엠(2.87%), 에코프로(2.68%) 등이 하락 마감했다.
금양의 상장폐지 위기와 삼성SDI의 유상증자도 이차전지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에 달하며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혔던 금양은 지난 21일부터 주식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 21일 금양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외부 감시인으로부터 계속 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을 사유로 '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일까지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에 금양의 주가는 매매거래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21일 9900원을 기록하며 고점(15만9100원) 대비 93% 급락했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시설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SDI의 주가는 유상증자가 발표된 당일 6.18% 하락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의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하나증권은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로 하향조정했다. DS투자증권도 에코프로비엠의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하향해 제시했고, 상상인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하향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3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해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며 "유럽 및 북미 자동차 고객사들의 배터리 주문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지속 증가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다음 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이차전지주의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변동성을 확대해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차잔고금액 상위 10개 종목에 이차전지주 5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주식대차 대차잔고금액 상위 10위 종목에 ▲엘지에너지솔루션(3조8819억원) ▲에코프로비엠(2조1837억원) ▲포스코퓨처엠(1조6819억원) ▲에코프로(1조964억원) ▲삼성SDI(9985억원)이 분포하고 있다. 통상 대차잔고가 늘어나면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커져 투자 리스크가 커진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의 대기수급인 대차잔고가 많은 종목이면서 주가가 하락 중인 종목으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쳐엠, 엘엔에프, 삼성SDI 등이 있다"며 "특히 해당 종목은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는 중인 실적추정 하향 종목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초체력(펀더멘탈)과 주가의 방향이 일치하기 때문에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입장에서 눈에 들어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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