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화에어로 정정신고서 내주 심사 완료 계획

3조6000억→2조30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 축소

축소된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등 제3자 증자 검토

한화 승계 자금 논란 해소·소액주주 설득에 심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자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에는 심사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두 번 진행하는 결단을 내리면서까지 오는 6월 중 유상증자 일정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금감원의 향후 판단이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8일 공시했다. 아울러 축소된 1조3000억원을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방안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8.72% 급등한 69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한화오션은 8.32%, 지주사인 한화도 2.16%대 오름세를 보였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조달방식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여전했지만, 이번 정정 신고는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요소가 많이 반영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증자 전후 한화그룹 지분구조 재편 배경과 증자의 연관성, 재편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 유상증자 자금 사용처 등을 기재하라고 요구했다. 회사 측은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보다 중장기 유상증자 자금 사용 계획, 유상증자 배경 등에 대한 내용을 보강했다. 다만 정정 요구 주요 배경이었던 한화 지배구조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최대주주의 구조개편이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현시점에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진위에 대해 이사회에 설명했다는 내용도 기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 이사진을 소집해 유상증자 진행 경과를 안내하고 '유상증자와 승계는 관련이 없다'고 소명했다. 지난 7일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금액 축소,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증자 등 여러 유상증자 방안을 제시했고, 이날 이사회는 최종 방안을 확정했다. 당시 이사들은 "투자 목적에도 불구하고 주주권익 보호 및 세간의 오해 종식을 위해서는 유상증자 금액 축소는 감내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증자는 중점 심사 대상인 만큼 이번 정정신고서 심사 결과는 오는 15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일주일 내 집중 심사하면서 최소 1회 이상 대면 협의를 진행한다. 다만 긍정적인 시장 반응이 나타난 가운데 정정신고서 심사 결과가 승인으로 이어질 지는 말을 아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유상증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정정신고서가 제출됐으니 요구 사항들이 잘 반영됐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가급적 오는 15일까지 심사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또다시 반려할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난감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정된 정정신고서를 보면 유상증자를 6월 중 완결짓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수정 요구 이후 정정신고서 제출까지 11일이 걸렸지만 주요 유상증자 일정은 1~2일 영엽일씩 밀리는 데 그쳤다. 1차 발행가액 확정은 오는 21일로 동일하고, 확정 발행가액 산정일은 내달 29일에서 30일로 하루 늦췄다. 우리사주조합·구주주·일반청약 일정도 순연됐고,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 24일에서 25일로 하루 미뤘다. 이번 정정신고서의 효력 발생일은 오는 2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