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지탄 받아온 '문어발식 경영' '골목상권 침해' 등 악화된 여론에 대한 의식과 AI 시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비친다.
다수 전문가도 카카오의 이런 경영 기조를 두고 시대 흐름에 따른 당연한 수순으로 본다. 회사가 김범수 창업자 리더십 아래 빠르게 성장했지만, AI 시대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서는 스크린골프 자회사 카카오VX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핵심 자회사 매각설도 흘러나온다.
시대 흐름과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실제, 내부 반발은 거세다. 이 과정에서 고용 구조가 불안정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할 것이라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 일부 직원은 지난 10여년 취업 커뮤니티 사이에서 하나의 공식처럼 여겨진 '카카오 드림(Dream)'도 옛말이라며 이직 준비에 나섰다.
노조도 회사의 이런 기조에 비판 수위를 높인다. 지난달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 당시 카카오 노조는 포털 다음의 분사를 반대하며, 올해 처음 목소리를 냈다. 앞서. 카카오는 사내 타운홀 미팅을 통해 임직원에게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합병한 후 2023년 다음을 CIC로 분리한 바 있다.
노조는 이에 크게 반발, 단식 농성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수차례 강조했지만, 노조는 다음이 분사에도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정대 카카오지회 사무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만약 카카오모빌리티에 사모펀드가 들어온다면 사용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노동자들은 비용 절감을 핑계로 구조조정을 맞이할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현재 유력 인수 후보로는 VIG컨소시엄이 꼽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설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회사가 생존 갈림길에 선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쟁사에 비해 뒤처졌으니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 있다. 그간의 성장 방정식을 대거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제는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카카오가 있기까지 구성원의 공을 잊으면 안된다. 이들 공동체 직원의 처우를 보다 면밀히 검토해 사업 정리·매각 등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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