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천 물류 거점 구축···한국 시장 진출 채비징둥 '정품·속도' 무기로 국내 이커머스 판도 흔드나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알급날'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최대 90% 할인, 12% 쿠폰, 카드 추가 할인까지 내걸고 가격 파괴에 나섰다. 지난달 15주년 기념 '328 프로모션'에서도 총거래액(GMV)이 전월 대비 152%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컴퓨터, 가전, 식품, 뷰티 등 주요 카테고리 매출이 크게 늘었고, 신규 론칭한 오토 카테고리도 일매출이 행사 전 대비 173%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징둥닷컴이 인천과 이천에 직접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서울과 일부 경기 지역에 최단 12시간 내 배송을 시작하며 본격 상륙 채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C커머스 업체가 국내에 자체 물류망을 깔고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초저가 공세에 집중했지만, 저품질·유해물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징둥은 '정품 보장'과 '속도'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징둥의 성장세도 무섭다. 지난해 매출은 1조1588억 위안(약 229조 원)으로 알리바바를 넘어섰다. 최근 4분기 매출은 13.4% 증가한 3470억 위안(약 69조 원), 순이익은 190%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에 따른 가전·전자제품 교체 수요가 징둥 실적을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징둥의 이번 호실적을 "국내 시장에도 보내는 경고"라고 해석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쿠팡이 월 거래액 3조2213억 원(3월 기준)으로 독주하는 가운데, 1분기 누적 거래액만 9조3000억 원에 달해 10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 전략으로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징둥이 신뢰와 속도를 무기로 가세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판도는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징둥은 직매입 정품 유통과 자체 물류망을 앞세워 고가 가전·전자제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로보락,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국내에서도 입지를 넓힌 만큼, 징둥의 본격 공세가 기존 사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압박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커머스 업체들이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품질과 신뢰까지 무기로 삼으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완전히 새 판이 짜일 수 있다"며 "징둥의 본격 공세에 따라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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