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올해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 기록HBM은 '희비'···SK 판매 늘고 삼성전자 판매 줄고D램 시장도 '지각변동'···SK하이닉스 1위·삼성 2위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나란히 1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이번 실적발표는 올해 1분기(1~3월) 경영실적으로, 양사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실적이 포함됐다.
양사는 메모리 시장 개선에 각각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가,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 판매 호조와 VD 및 가전 사업의 고부가 제품 중심 판매 확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HBM 부문은 희비가 갈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의 수요 증가에 발맞춰 HBM3와 HBM3E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특히 12단 적층 기술을 적용한 HBM3E를 양산하며 기술 선도력도 입증했다. 또 올해 중반 이후로 예정됐던 고객사 수요가 상반기로 앞당겨지며 실적 견인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주요 고객사 내 테스트 지연 등으로 인해 HBM 출하에 일부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DS 부문 실적 발표에서도 HBM 관련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은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HBM인 HBM4의 연내 샘플 제공 및 고객사 테스트를 본격화하며,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체별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 당기순이익 8조10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158%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특히 AI 수요 증가에 HBM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된 것인데, SK하이닉스는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 매출 79조14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1% 증가했다.
다만 HBM 판매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은 25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는 서버용 D램 판매가 확대되고 낸드 가격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에 추가 구매 요소가 있었으나,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HBM 판매가 줄었다.
D램 시장의 지각변동도 일어났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D램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34%, 마이크론은 25%를 기록하며 뒤를 쫓았다. 또 핵심 기술인 HBM에서는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는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며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의 HBM4 양산 여부와 고객사 확보가 경쟁 구도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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